남은 기간동안 수시 논술고사를 효과적으로 준비하려면 적확한 논제 파악, 정밀한 제시문 분석, 체계적인 개요도 작성 등에 치중해야 한다. 사진은 고려대가 지난 4월 고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른 논술고사 모습이다. 연합뉴스
통합논술 대비 전략
올해 4월 고려대는 전국 고교생 905명(인문계 498명, 자연계 4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논술고사 채점 결과를 담은 논술백서를 공개했다. 고려대의 논술백서는 2008학년도 논술고사의 평가 방향은 물론 수험생들의 답안 작성 때 유의사항까지 담고 있어 새로운 논술고사 유형 대비에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고려대 논술백서에서 제시한 논술 평가기준은 ①논제 파악 ②설명과 논술의 분리 서술 ③견해의 논리성과 독창성 ④제시문 독해 및 이해력 ⑤논술문 작성 기초 능력 등으로 요약된다. 이 중에서 ①, ②, ④ 항목은 논제 파악과 제시문 독해 능력에 관한 평가에 해당한다.
①의 논제 파악은 논제를 면밀하게 분석해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을 능력을 전제로 한다. 특히 요약형 논제의 경우에는 텍스트 자체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수험생들이 ‘요약’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②의 경우에는 주제 파악이나 제시문의 요지를 설명하는 단락과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단락 간에 분명한 구분을 두는 것이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설명 단락과 견해 제시 단락의 구분 능력’과 더불어 ‘전체적인 개관→쟁점의 도출→쟁점의 분석→대안 제시’라는 일련의 논리적 절차를 전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시문의 독해 능력을 강조한 ④의 경우에는 제시문을 ‘참고’하라는 논제와 제시문을 ‘활용’하라는 논제의 엄밀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지적한 것이다. 제시문을 참고하라는 요구는 제시문의 내용이나 주장, 사례 등을 자신의 논술문에 어느 정도, 어떤 형태로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수험생들이 자유롭게 판단하라는 의미다. 이때 제시문은 어디까지나 수험생들의 답안 작성을 돕는 안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자기 답안에 옮겨놓은 경우가 다수였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에는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논술의 기본적인 답안 작성 원칙에 위배되는, ‘남의 생각 가져오기’로 오해받을 수 있다. 필요한 부분은 채택하고 수용하되 자신의 표현으로 재해석해 제시문의 문장보다 쉽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셈이다.
논리적 글은 주제파악, 문학적 글은 재해석 노력 중요 제시문 ‘참고형’과 ‘활용형’ 구분해 서술할 줄 알아야 이에 비해 제시문을 ‘활용’하라는 논제에서는 제시문의 주제나 내용에 근거해 자신의 견해를 전개하라는 구속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제시문 분석 내용을 자신의 논술 답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고려대 논술백서에서 지적되었듯이 논제 파악과 그에 따른 제시문 독해 능력은 수시 논술의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에 해당한다. 논제의 요구사항과 제시문 간의 연관성, 유의사항 등을 분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답안 작성 방향이 설정되면, 제시문에 대한 정밀한 독해에 착수한다. 그리고 출제자가 왜 이런 요구사항을 이런 제시문과 연관지어 출제한 것인가, 그리고 답안 작성 때에는 어떤 요구 사항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출제의도를 파악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논제와 제시문의 이해가 곧 출제의도 파악인 셈이며, 최소한 다수가 함정에 빠지는 논제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다음의 논제에 나타난 답안 제시 방향을 살펴보자. [논제] 제시문 가), 나), 다), 라), 마)는 각기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 내지는 요소를 담고 있다. 각 제시문의 핵심 내용별로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드러난 사례를 지적하고, 그에 대한 전반적인 해결책을 논술하시오.(40점, 띄어쓰기 포함하여 901자 이상 1,000자 이내) <경희대 2008 논술모의고사> 위의 논제를 해결하려면 ①제시문 가)~마)에 들어있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나 요소를 추출하고, ②제시문 가)~마)와 관련된 부정적 사례를 한국의 예를 들어 각각 지적하며, ③부정적 사례를 전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라는 의미이다. 이런 요구 사항을 정리한 다음에는 출제자가 이 세 가지 요구사항 가운데 중요하게 평가할 항목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①은 독해능력, ②는 논증력, ③은 논리성과 독창성을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경우에는 ①, ②보다 ③의 요구사항에 대한 배점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①의 경우 다수의 답안이 비슷할 것이고, ②는 사례가 타당한지 정도에서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③의 경우에는 수험생들의 개성이 드러나고 독창성이나 사고의 깊이, 논리적 서술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다. 그러므로 ①, ②에 비해 ③에 대한 답안 비중이 높아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는 단기간에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다. 그러나 제시문의 성격에 따른 분석 방법을 익히게 되면 정확한 독해에 도움이 된다. 먼저, 고전·철학에세이·비평문·칼럼 등 논리적 성격이 강한 글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표현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글의 틀을 단락 중심으로 독해하면서 주장이 담긴 부분과 부연, 예시, 이유 제시 부분을 구분지어 독해할 경우 주제나 요지 파악이 쉬워진다. 그러나 시·수필·희곡·소설 등 문학작품의 독해는 상징적인 의미나 현실적인 시사점을 중심으로 재해석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반면 자연과학적 개념을 담고 있는 제시문의 경우에는 과학 이론에 대한 개념 이해가 선행돼 있지 못하면 제대로 된 독해가 어렵게 된다. 한편 도표나 이미지, 그래프 등을 분석할 경우에는 다른 제시문의 주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런 뒤에 자료들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추론해본다. 예를 들어 제시된 자료가 제시문의 원인이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반증하는 자료인가, 아니면 자신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인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이 제시문 분석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를 지적하고 싶다. 먼저, 원전과 제시문의 주제나 내용을 혼동하는 경우다. 연세대 논술에 출제되었던 ‘심청가’ 제시문의 경우, 다수의 답안에서 ‘아버지를 위한 고귀한 희생’으로 주제를 정했지만 실제 발췌된 제시문의 주제는 ‘그릇된 인식(항해 안전을 위해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으로 인해 발생한 억울한 피해’였다. 원전을 염두에 두지 말고 제시문 자체를 비판적으로 독해해야 한다. 전홍식/영남사이버대학 논술지도학과 교수, 에플논구술연구소장
논리적 글은 주제파악, 문학적 글은 재해석 노력 중요 제시문 ‘참고형’과 ‘활용형’ 구분해 서술할 줄 알아야 이에 비해 제시문을 ‘활용’하라는 논제에서는 제시문의 주제나 내용에 근거해 자신의 견해를 전개하라는 구속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제시문 분석 내용을 자신의 논술 답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고려대 논술백서에서 지적되었듯이 논제 파악과 그에 따른 제시문 독해 능력은 수시 논술의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에 해당한다. 논제의 요구사항과 제시문 간의 연관성, 유의사항 등을 분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답안 작성 방향이 설정되면, 제시문에 대한 정밀한 독해에 착수한다. 그리고 출제자가 왜 이런 요구사항을 이런 제시문과 연관지어 출제한 것인가, 그리고 답안 작성 때에는 어떤 요구 사항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출제의도를 파악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논제와 제시문의 이해가 곧 출제의도 파악인 셈이며, 최소한 다수가 함정에 빠지는 논제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다음의 논제에 나타난 답안 제시 방향을 살펴보자. [논제] 제시문 가), 나), 다), 라), 마)는 각기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 내지는 요소를 담고 있다. 각 제시문의 핵심 내용별로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드러난 사례를 지적하고, 그에 대한 전반적인 해결책을 논술하시오.(40점, 띄어쓰기 포함하여 901자 이상 1,000자 이내) <경희대 2008 논술모의고사> 위의 논제를 해결하려면 ①제시문 가)~마)에 들어있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나 요소를 추출하고, ②제시문 가)~마)와 관련된 부정적 사례를 한국의 예를 들어 각각 지적하며, ③부정적 사례를 전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라는 의미이다. 이런 요구 사항을 정리한 다음에는 출제자가 이 세 가지 요구사항 가운데 중요하게 평가할 항목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①은 독해능력, ②는 논증력, ③은 논리성과 독창성을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경우에는 ①, ②보다 ③의 요구사항에 대한 배점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①의 경우 다수의 답안이 비슷할 것이고, ②는 사례가 타당한지 정도에서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③의 경우에는 수험생들의 개성이 드러나고 독창성이나 사고의 깊이, 논리적 서술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다. 그러므로 ①, ②에 비해 ③에 대한 답안 비중이 높아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는 단기간에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다. 그러나 제시문의 성격에 따른 분석 방법을 익히게 되면 정확한 독해에 도움이 된다. 먼저, 고전·철학에세이·비평문·칼럼 등 논리적 성격이 강한 글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표현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글의 틀을 단락 중심으로 독해하면서 주장이 담긴 부분과 부연, 예시, 이유 제시 부분을 구분지어 독해할 경우 주제나 요지 파악이 쉬워진다. 그러나 시·수필·희곡·소설 등 문학작품의 독해는 상징적인 의미나 현실적인 시사점을 중심으로 재해석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반면 자연과학적 개념을 담고 있는 제시문의 경우에는 과학 이론에 대한 개념 이해가 선행돼 있지 못하면 제대로 된 독해가 어렵게 된다. 한편 도표나 이미지, 그래프 등을 분석할 경우에는 다른 제시문의 주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런 뒤에 자료들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추론해본다. 예를 들어 제시된 자료가 제시문의 원인이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반증하는 자료인가, 아니면 자신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인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이 제시문 분석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를 지적하고 싶다. 먼저, 원전과 제시문의 주제나 내용을 혼동하는 경우다. 연세대 논술에 출제되었던 ‘심청가’ 제시문의 경우, 다수의 답안에서 ‘아버지를 위한 고귀한 희생’으로 주제를 정했지만 실제 발췌된 제시문의 주제는 ‘그릇된 인식(항해 안전을 위해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으로 인해 발생한 억울한 피해’였다. 원전을 염두에 두지 말고 제시문 자체를 비판적으로 독해해야 한다. 전홍식/영남사이버대학 논술지도학과 교수, 에플논구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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