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보물섬’ 영상미 넘치는 편집

등록 2005-04-04 00:17수정 2005-04-04 00:17

보물섬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창작시대

동화와 영화, 만화, 뮤지컬, 애니매이션 등으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소설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책이지만 프랑스의 갈리마르 출판사가 펴낸 <보물섬>을 권하고 싶다. 기존의 책과는 전혀 다른 독서 체험을 주기 때문이다.

이 판본은 ‘책이란 글자가 인쇄된 종이 묶음’이라는 오해를 가볍게 날려 버린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화면’을 능가하는 ‘지면’을 자랑한다. 그만큼 이 책은 텍스트와 그림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그 결과 쪽마다 새로운 풍경화가 펼쳐진다.

우선 프랑수와 플라스의 빼어난 삽화들이 즐비하게 깔리며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여기에 텍스트와 잘 어우러지는 당시의 각종 풍속화와 동판화, 사진 등이 알차게 담겼다. 책이란 단지 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편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순간이다.

또 좀 더 입체적이고 풍요롭게 읽어 갈 수 있도록 각종 배경 지식들을 깔끔하고 흥미롭게 제시한다. 주인공 짐 호킨스가 ‘이야기 속에서’ 두 자루의 권총을 확보하면 바로 ‘지면 위에서’ 당시의 실제 권총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필요하다 싶으면 지면을 네 쪽씩 할애해 당시 각종 선박의 종류와 실제 모습 등을 집중적으로 해설한다. 배를 투시도로 그려 놓고 선상 생활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덧붙였다. 단지 말로 듣고 글로 읽으며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책 읽기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볼 수 있다. 이밖에도 고전을 흥미 있고 알차게 읽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한 성과가 여기저기 돋보인다.

<보물섬>은 영국 빅토리아 조 시대의 작품으로 19세기 모험 소설에 속한다. 100여 년 동안에 영국에서만 수 만여 편의 소설이 발표됐다는 당대 분위기 속에서 <로빈슨 크루소>, <걸리버 여행기>,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과 함께 굵직한 갈래를 형성했다. 이는 당시 서구 열강들의 식민지 팽창 움직임과도 연관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이 모험을 빼놓고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놓칠 수 없다.

주인공이 온갖 난관을 극복해 가며 목표를 성취함으로써 스스로 성장하고 세계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모험 소설의 전형이다. <보물섬>을 읽으면 정의는 결국 승리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인간으로서 언제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삶의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비록 그런 가르침이 현실에서 허구로 드러나는 순간에도, 확고한 교훈으로서의 가치는 영원하다. 허병두/서울 숭문고 교사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대표 wisefree@dreamwiz.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