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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가 읽는 책 같이 읽으세요

등록 2005-04-04 00:27수정 2005-04-04 00:27

책 많이 읽는데...내용물어보면“모른다”

7살 된 딸아이 엄마입니다. 딸이 책을 아주 좋아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읽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개의치 않을 만큼 집중합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가끔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하면 모른다고 합니다. 아이가 내용을 알고 보는 건지 글자만 읽는 건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글자만 읽는 거라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책을 많이 읽는데 내용을 물어보면 모른다’는 것은 몇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만큼 정리되지 않아서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책을 읽다 보면 무수한 생각들이 오고갈 것입니다. 어떤 것은 아이 마음에 남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그냥 지나가기도 하겠지요. 아이 마음에 남아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정리해서 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보는 책이 아주 나쁜 책이 아니라면 일단 지켜보는 것도 좋겠지요.

둘째는 많은 책을 읽었지만 마음을 울리는 책이 없어서일 수 있습니다. 얕은 재미를 주는 책이라면 아이 마음에 남기보다 그냥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엄마에게 굳이 전달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세째는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려는 엄마의 마음이 아이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지요. 자기만의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그것은 아이만의 것이기 때문에 답을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생각이 엄마가 원하는 다분히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답과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요. 따라서 아이가 책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무엇을 얼마나 깨달았는지 사실 제대로 알 수는 없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는 동안 무수한 생각들이 오가고, 그것을 전달하는 것은 어른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아이가 제대로 읽는지 확인하지 말고 아이가 읽는 책을 엄마도 함께 읽고 서로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좋은 책을 아이 손에 들려 주는 것까지가 책 읽기를 도와주는 어른의 역할이니까요.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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