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TV 광고를 보면 하나 틀린 성적표를 들고 울고 있는 여자아이와 다섯 개를 틀리고도 엄마에게 자랑하는 남자아이의 모습이 나온다. 물론 평소에 항상 만점을 받던 아이라 하나를 틀린 것이 스스로도 실망스러웠을 수 있으나, 이야기 진행상 분명 객관적으로 ‘잘했다’고 생각되는 성적을 받은 여자아이가 울고 있는 이유는 남자아이와 달리 결국 ‘엄마에게 혼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시험을 못 본다’와 ‘엄마에게 혼난다’라는 문장은 어렸을 적부터 당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결지어지는 말이다. 부정적인 어감은 있으나, 그렇다고 이 말이 ‘시험을 못 본다’와 ‘그래도 엄마는 괜찮다’로 연결되어서도 안 된다. 적절한 상과 벌은 자녀의 학습동기를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잘한 것은 당연히 칭찬해주어야 하고, 또 잘못한 것은 적절하게 혼낼 줄도 알아야 한다. 자녀들도 칭찬만 하는 부모를 바라지는 않는다. “힘들어할 때는 따뜻한 말 한마다가 중요하다. 물론 긴장감이 풀어지면 다그쳐 주시는 것도 필요하다.” 최상위권 상담 학생이 부모님께 하고 싶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험에서 어떤 상과 벌을 주어야 하는가보다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각 시험이 지니는 의미다. ‘중간고사’라는 시험은 시기적으로, 또 중요도 면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고 이에 따라 어떻게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중간고사는 학기 중 몇몇 과목을 통해 말 그대로 중간점검을 하는 시험으로, 전과목에 대한 기말고사의 성적과 함께 한 학기의 성적이 평가된다. 중간고사를 혹시 못 봤다고 해도 착실한 준비를 통해 기말고사를 잘 보게 되면, 마무리를 잘 했다는 기분이 상승세를 타게 만들어 학습에 있어서 중요한 겨울방학 기간까지 그 기세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중간고사를 잘 보았다고 해도 기말고사를 못 보게 되면 기분적으로도 하강기에 놓여있는 상태이고 마무리가 좋지 못해 방학 때까지 안 좋은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요컨대 중간고사는 중간일 뿐 중요한 건 기말고사라는 것이다. 시험 결과와 과정에 따른 상벌은 당연하나, 이번에는 다소 ‘쿨’한 모습을 보여주어도 좋다. 중간고사를 잘 보았건 못 보았건 더 중요한 기말고사를 잘 볼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습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