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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과학이 국가주의와 만났을 때

등록 2007-10-14 16:34

(20) 과학자의 책임 한계는 / 시사로 따라잡기 / 난이도 수준-중1~고2

정치는 경제의 집약적 표현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 분야에서 쟁점이 되는 모든 이슈들은 결국 사회적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경제적 이해관계를 정치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는 얘기다. 사회의 모든 분야는 이처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과학 역시 이런 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과학이 순수하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과학자의 사회적 지위나 역할에 따라 과학은 세상을 구하는 메시아가 될 수도, 세상을 파괴하는 악의 화신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순수하지 않으며, 순수할 수 없다. 과학은 자본·이데올로기·관료·언론 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관계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최근의 사례는 황우석 전 교수 사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태는 한국 현대과학의 문제점을 집약한 결정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학에 깃들인 국가주의적 폐해는 황우석 사태가 가장 큰 교훈이다. 황씨는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조명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 연구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결정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는 점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과학을 자본 또는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본 대표적인 경우라고도 할 수 있다. 청와대가 앞장서 이뤄진 정책적 지원과 호들갑스런 언론 보도는 이런 ‘경제를 앞세운 국가주의적 배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고, 국가를 살릴 과학 연구라는 평가가 이뤄지자 황씨의 연구는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었다. 선진국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들었다는 수천개의 난자 사용을 비롯해 대규모 실험 설비의 구축이나 인력의 보강 등이 별다른 문제제기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폭발적인 사회적 관심을 감당할 수 없었던 황씨는 설익은 연구 결과를 세계적 과학잡지에 기고했고, 이 과정에서 실험 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황우석 사태를 뜯어보면 ‘저돌적 압축성장’에 목을 맨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과학 분야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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