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가 17일 교육인적자원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 총 정원안에 대해 ‘너무 적다’며 김신일 교육부 장관에게 26일 재보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증원된 정원안을 새로 내놓을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신일 장관이 국회 교육위에 로스쿨 총 정원안을 보고한 것은 7월3일 국회에서 통과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 7조 1항에 따른 것이다. 국회는 이때 애초 정부 법안에는 없던 ‘국회 사전보고’ 조항을 새로 넣었다. 변호사 배출 수와 밀접한 로스쿨 총정원은 법조계와 법학계·시민단체들 사이에 이해가 엇갈리는 가장 뜨거운 쟁점이 돼 왔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7일 국회 교육위에 ‘개원 첫해 1500명에서 2013년 2000명으로 증원’이라는 총 정원안을 보고했다. 이에 대다수 교육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수가 너무 적다”며 증원을 요구했다. 김 장관은 “국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을 뿐이고, 법원행정처·법무부와 이미 협의를 끝냈다”며 난색을 보였다. 하지만 국회 교육위는 ‘국회 사전보고는 일방적 통보가 아니다’라며 26일 재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의 법률 해석이 엇갈리는 상태에서, 교육부가 26일 재보고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총정원 논쟁의 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과 법학계, 시민단체들은 증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육부 안에서도 애초 안을 바꾸기가 쉽지 않겠지만, 국민 여론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한 고위 간부는 “사법부(법원행정처)와도 협의해 마련한 것인데, 입법부(국회)가 막아도 되느냐”며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다른 교육부 고위 간부는 “애초 안을 바꾸려면 교육부 이상의 ‘정치적 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국민 여론의 향배가 변수”라고 말해 증원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런 가운데 김신일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총회 참석차 이날 오전 출국해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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