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포럼 온 ‘신성장이론’ 주창자 폴 로머 교수
서울 국제포럼 온 ‘신성장이론’ 주창자 폴 로머 교수
경제성장에서 기술과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신성장이론’의 창시자인 폴 로머(사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한국의 대학교육이 학생들의 창의력을 기르는 데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내놨다.
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이틀째 열리고 있는 ‘부품·소재 국제포럼 2007’에서 로머 교수는 “한국은 교육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였으며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지식 수준이 매우 높다”면서도 “한국의 교육제도는 창의력을 기르는 데 문제가 있으며, 대학 이후 학생들이 창의력을 갖도록 하는 데 특히 문제가 있다”고 한국 대학교육을 정면 비판했다.
로머 교수는 원인에 대해 “한국이 최고의 공과 대학을 가지려면 창의력 있는 학생을 찾아내야 하는데, 교육이 단지 시험을 통과하는 데 초점을 맞춰 우수한 학생들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과거에는 영국이나 독일의 대학이 좋았지만, 미국의 대학이 창의력을 강조하는 제도를 통해 이를 뛰어넘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공교육과 관련해서는 ‘균형감각’을 강조했다. 로머 교수는 “창의력을 강조하는 미국의 고교 교육이 하위권 학생들을 아우르지 못하는 반면, 한국 고교는 상·하위권 모두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우수하다”며 “다만 개선해야 할 점과 성취한 결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로머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투자가 주춤하다고 걱정하는데, 교육에서의 창의력 문제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로머 교수는 후버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엔 정부정책이 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경제학 분야의 권위있는 상인 ‘호르스트 클라우스 텍텐발트 경제학상’을 받았으며, 1997년 주간지 <타임>이 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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