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9개 외고, 공동출제뒤 컴퓨터파일로 배포
일반계고·과학고 등은 인쇄 완료뒤 밀봉상태 전달
일반계고·과학고 등은 인쇄 완료뒤 밀봉상태 전달
경기지역 외국어고 입학 시험 문제의 출제와 관리에는 허점이 많았다. 한 장소에서 출제부터 인쇄까지 이뤄지는 ‘원스톱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은 물론, 수리 문제를 내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수학 교사들을 출제에 참여시켰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부터 경기 지역 외고 9곳의 일반전형 시험 문제를 공동 출제하기로 하고, 지난달 20일 국어·영어·수학 등 각 외고별로 네 명씩 모두 36명의 교사로 공동 출제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외고 시험이 끝나는 지난달 30일까지 외부와 차단된 채 언어, 영어듣기, 영어독해, 창의적 사고력 등 모두 412문제를 만들었다. 각 학교 출제위원들은 여기서 문제를 골라 학교별 문제지를 작성했다.
하지만 시험 전날 인쇄된 종이가 아닌 컴퓨터 파일 형태로 시험지가 학교에 전달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 파일을 담은 시디와 외부저장장치(USB)가 밀봉된 상태라고 하지만, 출제와 인쇄가 따로 이뤄지면서 허점이 생긴 것이다. 김포외고처럼 학교 컴퓨터에 저장된 문제들이 전자우편으로 외부에 전달될 수 있는데도, 이를 통제할 감독자는커녕 시험 문제지 보관 지침도 없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지 원본이 학교로 넘어간 뒤에는 학교 책임”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후기 일반계고 고입 선발고사’나 서울·인천 지역 과학고들이 함께 출제하는 과학고 입시 문제는 밀봉된 종이 문제지만 학교에 전달된다.
현재 외고 시험 문제는 서울·경기·부산만 공동 출제되고, 나머지 지역은 학교별로 출제된다. 외고가 한두 곳뿐이어서 공동 출제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교육부가 공동 출제와 인쇄를 맡아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김양옥 교육부 초중등교육정책과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앞서 올해 1월 ‘외고 입학전형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수리형 문제를 출제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9명의 수학 교사를 출제에 참여시켰다. 안창성 경기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는 “수학 교사가 참여했으나, 계산형 문제는 출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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