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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애독자 엽서가 만화를 바꾼다

등록 2005-04-10 15:22수정 2005-04-10 15:22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만화 전문 잡지들. <한겨레> 자료사진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만화 전문 잡지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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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 <점프>, <찬스>, <부킹>, <팡팡>, <밍크>….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만화 전문 잡지들이다. 그런데 이런 만화 전문 잡지는 뜻밖에도 매우 싸다. 일반 만화책의 가격은 권당 최고 1만원에 이르지만, 훨씬 두껍고 큰 만화 잡지는 대부분 3천원대에 불과하다. 학생들과 함께 만화 잡지가 이처럼 가격이 낮은 이유를 생각해 보자.

첫째는 광고 때문이다. 만화 전문 잡지에는 양질의 종이에 인쇄된 광고들이 빽빽하게 실린다. 광고비로 수익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번째 요인은 무엇일까?

국내 만화 잡지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애독자 엽서다. 만화 전문 잡지사들은 애독자 엽서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주면서 엽서를 모은다. 엽서를 통해 ‘인기 순위’를 집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 전문 잡지사는 대개 만화 단행본 출판사를 겸하고 있다. 이들은 만화 잡지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단행본을 출판해 얻는 이익에 더 관심이 많다. 잡지에는 여러 편의 만화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 중 몇 편만 인기가 있어도 독자를 확보할 수 있지만, 단행본 만화는 그 책의 재미 여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뚜렷이 갈린다. 따라서 무턱대고 출판했다가 실패하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잡지사들은 독자 엽서를 통해 독자들의 반응을 미리 살피고, 검증된 작품들만 단행본으로 출판한다. 독자 연령대와 성별까지 감안한 통계가 나오기 때문에 특정 계층을 주공략층으로 정해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한다. 일본의 경우 만화 잡지에서 성공하면 단행본 만화로 출판하고, 단행본 만화가 성공하면 TV 만화 영화로, 다시 극장용 만화 영화로 제작하면서 비디오와 디브이디, 다양한 캐릭터 상품까지 제작하는 형편이다. <원피스>, <슬램덩크>, <드래곤 볼>, <유희왕> 등이 대표적인 보기다.

결국 만화 잡지는 단행본을 출판하기 위한 시장조사 기능을 한다. 애독자 엽서는 작가들의 원고료를 결정하는 데 참고가 되고, 인기 없는 만화를 빨리 중단하고 새 작품을 연재하는 계기가 되며 독자들이 어떤 내용에서 즐거움을 얻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우리가 보내는 애독자 엽서에 따라 만화의 내용이 바뀔 수 있다. 꿈과 희망을 주는 좋은 만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우리 만화 시장이나 만화 영화 시장이 좋은 만화들로 가득하겠지만, 좋지 않은 만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만화 시장은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만화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청소년 독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강정훈/과천고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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