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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유행어는 ‘시대상 반영’하는 아이콘

등록 2007-11-25 15:35

우리말 논술 / 26. 웃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시사로 따라잡기 [난이도 = 중등~고1]

“최불암이 고향에 갔다. 배가 엄청 고파서 식당에 가서 음식을 잔뜩 시켰다. 그런데 음식 맛이 다 신 것이었다. 반찬도 시고, 국도 시고…. 화난 최불암은 아주머니를 불렀다.

‘아주머니, 음식들이 왜 다 신 겁니까?’ 그러자 아주머니 하는 말. ‘고향의 맛은 다시다.’”

1990년대 초반에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이른바 ‘최불암 시리즈’의 하나다. 최불암 유머시리즈는 그 이전 유머시리즈들과 비교해 사회적 전파 속도나 이야기 숫자면에서 기록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 유머시리즈에서 최불암씨는 기성세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 세대 간의 단절, 정치적 허무주의로 인한 농담의 비정치화, 6공화국에서 시작된 일부 절차적 민주주의로 인한 공격 대상의 상실 등이 이 유머시리즈 열풍의 사회적 배경으로 분석되곤 했다.

위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유머시리즈에는 당시의 시대상이 녹아있다. 최불암 시리즈 말고도 유명한 유머시리즈들로 거론되는 참새, 식인종, 만득이, 덩달이, 간 큰 남자, 사오정, 최민수 등이 그렇다. 이야기 끝이 항상 ‘썰렁한’ 것으로 유명한 90년대말의 사오정 시리즈는 이런 식이다. “사오정이 가게에 과자를 사먹으러 갔다. ‘아저씨, 새우깡 있어요?(사오정) 없어(아저씨) 그럼 감자깡 있어요?(아저씨) 없는데(아저씨) 그거 다 합쳐서 얼마에요?(사오정)”

사오정 시리즈는 ‘말이 통하지 않는 현실’을 고발한다. 대화와 타협이 사려져 사회적 의사소통이 실종된 현실에 대한 고발인 셈이다. 조선시대에 양반이 평민들의 풍자 대상이 되었던 것처럼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는 독재자와 그 주변 인물들을 희화화하는 것이 민중의 소박한 웃음거리가 됐다. 그러나 사회의 주류적 웃음이 비아냥이나 비웃음이라면 그것은 결코 그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그런 면에서 평균적인 사회구성원이 웃는 웃음의 성격은 그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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