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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본고사 부활하나 안하나?

등록 2008-01-22 21:26수정 2008-01-23 08:32

인수위 “2011년까진 3불 정책 유지…논술 가이드라인도 마련”
교육전문가들 “지나친 낙관”…‘본고사형 논술’ 시도 이어질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제 환원으로 변별력이 커지고, 수능과 학생부 반영을 자율화하면 대학들이 본고사를 치를 필요성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올해 치를 2009학년도 대입부터 대학들은 과연 본고사나 본고사형 논술을 보지 않을까?

■ ‘3불’은 유지=인수위는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 정책’을, 최소한 대입 자율화 2단계가 시행되는 2011년까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는 22일 “올해 고3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기존 계획 그대로 따른다. 3불은 그대로 지킨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기존 계획이란, 교육부가 지난해 8월 고시한 ‘2009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논술고사 외 필답고사 제한은 초·중등교육 정상화 및 공정하고 합리적인 학생 선발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설정”한다고 돼 있다. 이 간사는 “기여입학제는 그대로고, 본고사는 자율 규제하고, 고교등급제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3불은 사실상 유지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수위는 대학들이 그동안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 대학 자율 통제 장치’라고 비난하던 이른바 ‘논술 가이드라인’도 남기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교육부 대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마련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회원 대학들이 대교협 논술시험 기준 심의나 권고를 거부하면 교육부 장관에게 ‘필요한 조처’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인수위는 이를 ‘자율 규제’라고 했지만, 사실상 정부가 통제하도록 한 것이다.

그나마 이런 자율 규제의 실효성도 의심된다. 협의체일 뿐인 대교협이 대학들을 규제하기가 만만치 않고, 대학들도 갖은 핑계로 피해 가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08학년도 정시모집 자연계 논술에 문제풀이 문제를 내 본고사 논란을 빚은 서울대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징검다리 구실을 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주호 간사는 “올해 5월 관련 법령 개정 때 본고사나 본고사식 논술은 안 된다는 취지를 어떤 식으로든 담겠다”고 했다.

■ 본고사형 논술 없어지나?=이런 기대는 지나친 낙관이라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학들은 성적이 조금이라도 높은 학생을 뽑으려 하고, 이런 성향은 신입생 성적 상위권 대학일수록 더하다. 상위권 대학 입학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학들은 고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문제를 내서라도 학생들의 실력을 가리려 할 것이고, 이는 당락을 좌우하는 본고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능 등급제 이전에도 이들 상위권 대학은 논술이나 구술·면접에 고교 수준을 벗어나는 고난도 본고사형 문제를 내곤 했다. 수능 표준점수·백분위까지 표기한 2005~2007학년도에도 ‘논술의 본고사 변질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5년 8월 논술시험에 영어 지문 독해나 정답·풀이과정을 요구하는 문제를 내지 못하게 한 ‘논술시험 출제 기준(논술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었다. 수험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능이 끝나면 100만∼300만원씩 하는 고액 논술학원 등을 다녀야 했다.

수능 등급제로 변별력을 둔화시킨 이번 2008학년도 대입에서, 대학들의 ‘본고사형 논술 시도’는 더 극심했다. 자연계열까지 논술을 확대한 서울·고려·연세대 등은 변칙적인 형태로 본고사를 치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수능 점수제로 환원되면 (일부 대학이) 본고사를 안 본다고 하는데, 다 거짓말”이라고까지 확언했다. 올해도 논술의 본고사 변질 논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얘기다. 최현준 유신재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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