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는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며, 진정한 진리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진리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소크라테스는 지적인 겸손을 중시했다. 자기가 진정 아는 것이 없다는 자각을 ‘무지(無知)의 지(知)’라고 하는데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는 것이 진리를 향한 첫 걸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진정한 지식을 갖는 데 방해가 되는 네 가지 우상을 제시하고 이를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주장한 우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종족의 우상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하느님이 인간의 모습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둘째로, 동굴의 우상은 개인마다 각자 자기 나름으로 가지고 있는 편견들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저마다 다른 경험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이를 통해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이를 동굴이라 본 것이다. 자기만의 가치관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자기만의 동굴에서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본 것이다. 세상을 정확히 보고, 진정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동굴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이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겸손한 태도로 타인들과의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셋째로는 시장의 우상이 있다. 이는 말로 인해 생겨나는 갖가지 우상을 뜻한다.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그곳에서는 온갖 소문이 나돌게 되고, 또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진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면 자신도 그렇다고 믿어 버리는 경우가 시장의 우상에 속한다. 끝으로 권위로 인해 생겨나는 우상인 극장의 우상이 있다. 사람들이 극장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하듯이 어떤 주장이건 그것에 권위의 빛을 비추게 되면 쉽게 믿어버리는 버릇이 있는데, 이 때문에 생기는 편견을 말한다. 유명한 대학교의 교수가 한 말이라고 하면 무조건 진리라고 생각하는 오류가 여기에 포함된다.
진정한 지식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 겸손한 태도, 우상을 없애려는 노력 외에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끊임없는 자기 반성과 독창적인 사고, 그리고 생각을 실천하는 과감한 용기 등도 진정한 진리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이만기/언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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