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하고 특징 있는 문제집이 쏟아지는 요즘에는 나와 ‘궁합’이 맞는 문제집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사진은 수능을 앞두고 문제집을 풀고 있는 수험생. 류우종〈한겨레21〉기자.
남들다라 선택 말고 자기특성 먼저 알아야
학원교재용·독학용…문제집마다 성격 달라
학원교재용·독학용…문제집마다 성격 달라
커버스토리 /
교과서가 학교 공부의 기본이지만, 교과서에 대한 이해를 점검하자면 또다른 학습 도구가 필요하다. 새 학기가 되면 누구나 서점으로 달려가 선택하는 참고서나 자습서, 문제집이 바로 그것이다. 장영수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마케팅 팀장은 “교과서는 학생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가장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학생들 수준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며 “더 쉬운 설명이 필요한 학생에게나 더 심화된 내용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참고서나 문제집이 따로 필요하다”고 했다.
서점에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참고서와 문제집, 200% 만족하는 법은 무엇일까?
먼저 궁합이 맞는 참고서를 선택해야 한다. ‘공부 궁합’을 따지는 일에는 ‘필요’에 대한 확인이 앞서야 한다. 문제집으로 성적 향상의 효과를 톡톡히 본 임지연(17ㆍ대구 경상여고)양은 “어떤 문제집을 고를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라며 “내가 문제집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을 정확히 정리한 다음에야 지금 나한테 필요한 문제집을 구별해 낼 수 있다”고 했다. 친구들이 많이 본다고, 베스트셀러라고 무작정 선택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집 학습의 목적을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문제집의 성격을 파악해야 한다. 김희정 비유와 상징 문제개발부 부서장은 “학원 교사들이 수업할 때 교재로 쓸 것을 고려해 만드는 문제집이 있는가 하면,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만드는 문제집도 있다”며 “문제집 개발의 첫 단계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쓰임새를 위해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문제집을 선택해야 한다.
문제집의 성격은 ‘머리말’을 살펴보면 된다. 머리말에는 대개 집필진 대표가 문제집 발간의 목적과 용도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가장 간결하고 명확하게 문제집의 성격을 보여주는 관련 광고를 꼼꼼히 살피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출판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문제집의 성격을 차별화하고 있는 덕에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집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초급부터 고급 단계까지 교과 하나에도 수준별로 여러 문제집이 나올 뿐만 아니라 오답까지 자세하게 짚어주는 친절한 해설서를 만드는 것도 요즘 추세다. 김희정 부서장은 “20년 전만 해도 소비자의 요구가 뚜렷하지 않아 문제집을 한번 내면 5년 동안 수정하는 일이 없었다”며 “근래 학생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문제집 회사는 그것을 토대로 문제집을 해마다 수정ㆍ보완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문제집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노력도 대단하다. 장영수 팀장은 “특징을 가진 문제집 시리즈를 개발하는데 20억에서 100억원까지 들어가기도 한다”고 했다. 게다가 문제집 저자는 실력 있는 공교육 교사들이다.
때문에 질 좋은 문제집만 제대로 고른다면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임지연양은 “사회탐구 문제집에 나온 다양한 읽을거리나 언어영역의 비문학 지문은 논술구술 대비를 위한 훌륭한 자료가 된다”며 “문제집은 활용가치가 높으므로 한 권을 제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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