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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3들 ‘음미체 시간표는 폼인가요’

등록 2008-04-08 20:37수정 2008-04-08 20:43

서울지역 고교 4곳 예체능수업 특별활동 실태
서울지역 고교 4곳 예체능수업 특별활동 실태
“수능 관계없다” 영·수· 보충 ‘파행운영’
특활시간도 ‘무늬만’…실제론 자습 일쑤
학생들 “우리도 뛰고 싶고 노래하고파”
“사라진 자치활동(HR)과 계발활동(CA)을 찾습니다. 예전에 집나간 예체능도 찾아요. 시간표엔 있는데 실제론 자율·보충수업을 합니다. 차라리 시간표에서도 빼지, 무엇하러 고3 전부를 거짓말에 동참시키는지 모르겠네요.”

서울 ㅇ고 3학년 이아무개(18)군이 “한때 학교 화장실에 적혀 있던 낙서”라며 소개한 글이다. 이군은 “수능과 관련없는 과목은 모두 자율·보충수업 시간으로 변한 현실을 꼬집는 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서울시내 고교 12곳의 특별활동과 예체능수업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90% 이상의 학교에서 시간표와 달리 파행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3들 ‘음미체 시간표는 폼인가요’
고3들 ‘음미체 시간표는 폼인가요’
조사 결과를 보면, 12개 학교 가운데 고3 시간표에 음악·미술이 편성된 학교는 1곳에 불과했다. 체육의 경우 9곳이 편성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영어·수학 등 주요 수능과목을 보충하거나 자율학습을 하는 시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자치활동과 계발활동 시간은 12개 학교 모두 편성돼 있었으나 실제 운영되고 있다고 응답한 학교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서울 ㄷ고의 한 학생은 “왜 고3은 토요일에 계발활동 대신 강제로 자율학습을 하고 체육시간에 영어 듣기 연습을 해야 하냐”며 “고3이 아무리 문제만 푸는 기계라지만 때론 운동장에서 뛰고 노래도 부르고 싶다”고 호소했다. 경기지역 한 고교 최아무개 교사는 “1학기에는 그나마 음악을 1시간씩 편성해 음악감상이라도 시켜주곤 했지만 이마저도 2학기땐 학부모들 항의로 접어야 했다”며 “한 시간도 아깝다는 학부모들 논리에 대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고3들 ‘음미체 시간표는 폼인가요’
고3들 ‘음미체 시간표는 폼인가요’
교사들은 이렇게 수업이 파행 운영되고 있음에도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모든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된 것처럼 꾸며 적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ㄷ고 김아무개 교사는 “학기 초에 특별활동반을 선택하게 한 뒤 나중에 ‘몇월 몇일에는 무슨 활동을 했다’고 그럴듯하게 꾸며서 작성한다”며 “작성할 때마다 낯이 뜨겁지만 대놓고 어디에 항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체능뿐 아니라 가정·기술·컴퓨터 등 비수능 교과 교사들은 ‘자율학습 감독하려고 학교 나오는 것 같다’고 자조 섞인 한탄을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시간표를 편성해 놓고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며 “최근에는 실태 파악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선 학교 현장상황을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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