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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금도 0교시’ 서울 사립고 절반 이상

등록 2008-04-18 20:13

서울지역 사립고 0교시·보충·야간자울학습 현황
서울지역 사립고 0교시·보충·야간자울학습 현황
조사대상중 1곳 빼곤 밤 10시 이후까지 ‘야자’
‘우열반 보충수업’ 상당수…“상황악화 시간문제”
■ 전교조 서울지부 48곳 표본 조사 ■

“지금도 새벽 6시30분에 일어나 7시30분까지 학교에 갑니다. 0교시가 사라졌다고요? 이름은 ‘자율학습’이지만 지각해서도 안되는 ‘타율학습’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번 규제 폐지로 등교 시간이 30분 앞당겨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던데, 정말 우리더러 죽으란 건지 ….” 서울 ㅁ고등학교 2학년 정아무개(17)군은 “인근 학교는 공휴일에도 나와 자율학습을 한다던데 우리 학교도 그렇게 바뀔까봐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의 후속 대책으로 시·도교육청들이 ‘정규수업 전 보충수업’(0교시)을 규제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서울시내 사립고교 절반 이상이 지금도 사실상 0교시 등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지난달 서울시내 사립고교 4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6%인 27곳에서 오전 7시부터 7시50분 사이에 ‘조기 등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27개 학교 가운데 11곳은 이 시간에 ‘보충수업’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16곳도 수업을 하지 않을 뿐 모든 학생이 조기 등교를 하도록 해 ‘0교시 강제 자율학습’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48곳 중 한 곳을 빼고는 방과후 보충수업을 하고 있으며, 53%인 25곳에서는 ‘강제 보충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반을 따로 편성해 보충수업을 하는 곳도 34곳이나 됐다. 또 48곳 중 47곳에서 수업이 끝난 뒤 밤 10시~11시까지 따로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으며, 밤 12시까지 하는 학교도 5곳이나 됐다. 실질적인 ‘야간자율학습 우열반’을 운영하는 곳도 27곳에 이르렀다.

청소년 다함께,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학교 자율화 반대 청소년 연대’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뒷문에서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 자율화 조처를 가리켜 “청소년을 자살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정책” 등이라고 규탄하는 손팻말을 든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19일 저녁 6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학교 자율화 반대 촛불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청소년 다함께,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학교 자율화 반대 청소년 연대’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뒷문에서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 자율화 조처를 가리켜 “청소년을 자살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정책” 등이라고 규탄하는 손팻말을 든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19일 저녁 6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학교 자율화 반대 촛불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이렇다보니 학생들은 교과부 지침 폐지로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 ㅂ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학기 초에 보충·야간 자율학습 참여 여부를 조사했는데, 조사는 형식일 뿐이고 모두 다 남겨 놓는다”며 “몇 명이 강제 야간 자율학습은 불법이라며 버텼지만 이젠 이마저도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푸념했다. 서울 ㅁ여고의 한 학생도 “3학년은 매일 7시에 등교하고 방학 중에도 나와 보충·자율학습을 하는데, 이제 1·2학년까지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강경표 사립위원장은 “규제와 단속을 할 때도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완전히 고삐가 풀린 상황에선 학교장이 우열반, 0교시, 야간 자율학습 등을 고집할 경우 제재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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