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 과잉 전화조사 ‘물의’
교육청 지시로 교감이… 교사단체 반발
경기 성남시 한 초등학교에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참가 경위 등을 파악하려다 교사가 반발하자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가 여부 등을 파악해 교사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성남시 한 초등학교 김아무개 교사는 지난 22일 오후 7시께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6학년 학생 6명과 함께 분당 새도시 야탑역에서 열린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노래와 율동을 했다.
다음날인 23일 이 학교 교감이 김 교사를 상대로 참가 학생 명단과 경위 등을 알아보겠다며 교실로 찾아왔으나, 김 교사의 반발에 부닥쳐 경위 파악이 무산됐다. 이에 교무실로 돌아온 교감은 김 교사 학급 학생 35명의 학부모들의 집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촛불문화제 참가 및 학부모 동의 여부 등을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 경기지부는 “김 교사가 학부모 동의를 얻었고 교사도 교육적인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문화제에 참석한 것인데, 학교가 비상식적이고 비교육적으로 학생들의 동향 조사까지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교육청에서 촛불집회 참가 경위를 파악해보라는 연락을 받은 뒤, ‘학부모 동의나 학생 동의가 있었다면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판단을 내렸다”며 “그러나 교사가 방과후 밤중에 아이들을 인솔해 행사에 갔다면 왜, 누구와 함께 갔는지 파악하는 것이 당연한 업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교사가 어린이들의 집회 참석 여부에 대해 학부모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했으나 일부 학부모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밝히고 있어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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