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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저 큰 금관을 매일 쓰고 다녔어요

등록 2005-04-24 20:07수정 2005-04-24 20:07

국립공주박물관에 재현돼 있는 무령왕릉의 벽돌 무늬를 아이들과 함께 자세히 살펴보고 직접 그림을 그려 보면, 백제인들의 놀라운 솜씨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국립공주박물관 제공
국립공주박물관에 재현돼 있는 무령왕릉의 벽돌 무늬를 아이들과 함께 자세히 살펴보고 직접 그림을 그려 보면, 백제인들의 놀라운 솜씨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국립공주박물관 제공

③ 옛 무덤 이야기

얼마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했다. 주검은 삼나무관과 금속관, 전나무관으로 이루어진 삼중관에 입관됐고, 그의 이름이 새겨진 대리석 뚜껑이 덮힌 채 성베드로 성당 지하에 안치됐다. 관 안에는 노잣돈과 생애 업적을 기록한 두루마리가 담겼고 가슴에는 주교관을, 손에는 묵주를 쥐어 주었다고 한다.

우리 옛 무덤들은 어떻게 생겼으며 무엇을 함께 묻었을까? 무덤의 형식만 보아도 시대를 알 수 있다. 청동기 시대 무덤은 돌무지나 돌널, 독무덤으로 비교적 간단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철기 시대에는 굴식 돌방 무덤이나 돌무지 덧널 무덤 같은 정교한 무덤이 만들어졌다. 국립부여박물관이나 국립공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들 철기 시대 무덤을 두루 볼 수 있다.

부여박물관과 공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백제의 무덤은 터널식으로 밖에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굴식 돌방 무덤이다. 한 사람을 묻고 나서 나중에 다른 식구들을 묻을 수 있도록 만든 탓에 도난을 많이 당했다고 한다. 반면 경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신라의 무덤은 평지에 장방형으로 묘광을 파고 그 안에 덧널을 설치한 뒤 덧널 주위와 위를 냇돌로 채워 덮고, 그 위에 흙으로 봉토를 씌워 완성하는 돌무지 덧널 무덤이다. 굴식 돌방 무덤에 비해 도굴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무덤 안은 각각 어떻게 생겼을까? 부여박물관 능산리 고분의 널방에는 사신도인 청룡·백호·주작·현무가 그려져 있다. 고구려 벽화뿐 아니라 백제의 무덤 벽화에도 이런 그림이 있는 걸 보면서 옛 사람들이 기원했던 평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주박물관에 재현돼 있는 무령왕릉은 벽돌식 무덤이다. 안에 들어가 보면 널길에 왕과 왕비의 지석과 오수전, 왕릉을 지키는 석수가 있다. 묘실에는 왕과 왕비의 장신구와 청동거울, 은잔들도 있다. 또 검은 벽돌로 된 벽이 주는 차분한 인상은 마치 기도라도 올려야 할 것 같은 성스러운 기분이 들게도 한다. 왕과 왕비가 착용했던 장신구가 각각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자. 어떤 문양을 썼는지, 재료는 어떻게 다른지, 벽돌 무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직접 그려 보자.


이런 옛 무덤을 둘러볼 때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소장품과 부속물들의 쓰임새다. ‘왕과 왕비의 금제 장식을 한번 써 보고 싶으니 빌려 줄 수 있느냐’ ‘저런 신발을 어떻게 신고 다녔느냐’ ‘저런 딱딱한 베개를 어떻게 베고 잤을까’ 하고 궁금해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스스로 그것을 누리고 싶어 한다.

금관총, 천마총, 황남대총 등에서 발굴된 경주박물관의 유물 가운데는 금관과 허리띠, 귀고리, 옥으로 만든 장신구들이 많다. 커다란 귀고리를 보면서 어떻게 귀에 착용했을지 의논해 보면 어떨까? 금관은 늘 썼을지 아니면 특별한 날에만 썼을지 상상해 보고 토론해 보자. 오늘날 가장 권위 있거나 가장 아름다운 옷차림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오명숙/박물관이야기 교육팀장 museuemstory.org

책 찾아보기 박물관으로 가출한 아이가 전시실에서 모험을 즐기는 이야기를 담은 <클로디아의 비밀>(비룡소)

교과서 찾아보기 초등 3학년 미술과 ‘우리 고장의 미술품’ 단원

인터넷 찾아보기 국립부여박물관 buyeo.museum.go.kr, 국립공주박물관 gongju.museum.go.kr, 국립경주박물관 gyeongju.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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