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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생활 16시간·매달 시험“자율화 아니라 타율화예요”

등록 2008-06-03 14:47

한 고교1년생의 항변
“오늘 아침에도 6시40분에 일어났어요. 아침밥이요? 새벽에 일어나니 입맛도 없을뿐더러 먹을 시간도 없죠. 한 선생님은 그러더군요. ‘너희들에게 3년 동안 아침밥은 사치일 뿐’이라고요.”

대구 ㄷ고 1학년 이아무개(16)군은 아침 7시30분까지 등교한다. 교육방송을 한 시간 시청하고 30~40분 동안 자율학습을 한 뒤 1교시를 시작한다.

“지각하면요? 죽음이죠. 자율학습을 ‘자율’로 여기는 바보는 없어요.”

수업은 7교시까지 진행된다. 저녁을 먹고 8교시부터는 보충수업을 한다. 보충수업도 당연히 ‘강제’다. 성적에 따라 일반반과 학년별로 2개씩인 심화반으로 흩어져 수업을 듣는다. 이군은 얼마 전부터 성적우수자반인 심화반에 들었다. 이군은 “국·영·수 시험을 치러 반을 나누는데, 선행학습이 돼 있지 않으면 심화반에 들기 힘들다”며 “학기 초 심화반 시험에 떨어져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고 말했다. 심화반은 때때로 재편성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2시간의 보충수업이 끝나면 15분 쉰 뒤 바로 야간 자율학습을 시작한다. 다른 반은 10시까지고 심화반은 11시까지다. 학원에 가는 날은 자율학습을 빼주는데, 학원수강증과 부모님의 자필 확인서를 담임에게 보여주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지난달 치른 사설 모의고사 성적이 걱정이에요. 1등부터 50등까지 성적을 벽에다 게시하거든요.” 이군은 “1년에 5번 정도 보던 학력평가와 모의고사가 학교 자율화 조처로 10번으로 늘어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젠 중간·기말고사를 합쳐 한 달에 한 번 이상 시험을 보게 될 것 같다”고 푸념했다.

“학교에 16시간씩 앉혀 놓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시험 치르게 하는 것이 ‘자율화’인가요? 자율화가 아니라 ‘타율화’겠죠.”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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