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사교육비 폭증…엄마들 ‘아이들 크는 게 무서워’

등록 2008-06-16 08:50

사교육비 작년보다 평균 16% 증가…부업찾아 발동동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5·3학년 세 아이를 둔 송진희(40·대전 유성구)씨는 석 달 전부터 화장품 방문판매 부업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중학교 단과반과 초등학생 보습학원비 등이 줄줄이 올라 남편이 버는 300여만원으로 한 달 생활을 꾸리고 나면 세 아이의 사교육비를 대기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송씨가 부업으로 한 달에 버는 돈은 70~80만원. 수입에서 230여만원의 생활비를 뺀 150여만원 정도를 세 아이 사교육비로 쓴다. 송씨는 “초등학생인 두 아이도 영어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말 그대로 등골이 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학원비가 치솟는데다 새 정부 들어 ‘영어 몰입교육’ 파동으로 영어 열풍이 더욱 거세지면서 사교육비가 급증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 정부가 사교육비를 잡기는 커녕 영어 몰입교육 발표에 일제고사까지 부활시키는 바람에 사교육비가 되레 폭증했다”고 푸념한다.

송씨네 집의 한 달 수입은 남편의 수입(300만원)과 송씨의 수입(80만원)을 합쳐 약 380만원 정도다.([그래픽 참조]) 지난달 송씨의 가계부를 보면, 모두 230여만원을 생활비로, 150여만원을 사교육비로 썼다. 사교육비 내역을 보면 중3 아들에게 61만원(학원비 32만원·독서실비 14만원·학습지 15만원), 초등학교 5학년 딸에게 42만원(영어학원 20만원·피아노학원 16만원·학습지 6만원), 초등학교 3학년 막내에게는 45만원(미술학원 10만원·바이올린 14만원·영어학원 15만원·학습지 6만원) 등 모두 148만원을 지출했다. 사교육비가 가계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송씨는 “다른 집은 내신 과외다, 수능 과외다 난리인데 그렇게 못해줘 큰 아들에게 미안할 뿐”이라며 “빚을 내서 사교육비 댄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3학년 두 딸을 둔 김성희(37·경기 용인)씨도 한 달 전부터 가사도우미로 일하기 시작했다. 하루 6~7시간 정도 일하고 50~60만원 정도를 번다. 4월까지 식당에서 일했지만, 조류독감 파동으로 그만뒀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남편은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수입이 2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김씨네 가계 수입은 모두 250만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생활비로 190만원을, 사교육비로 80만원을 써 지출이 수입을 20만원이나 초과한다. 김씨는 “수입이 줄었다고 당장 아이들 학원을 끊을 수도 없고 난감하다”며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공약에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는데, 줄이기는 커녕 지난해보다 1.5배~2배는 더 드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엄마들이 체감하는 사교육비 부담은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지수 동향을 보면, 가구당 사교육비 지출이 지난해와 견줘 16%가 늘었으며, 특히 소득기준 하위 20%(1분위)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7% 증가에 그쳤지만, 사교육비 지출은 16.4%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한 달에 수백만원씩 사교육비를 쓴다는 강남 이야기만 들으면 힘이 빠진다”며 “사교육비 걱정에 아이들이 커가는 게 무섭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