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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존감을 죽이는 부모의 말말말
“왜 이 모양이니”“쓸데없는 소리”“말 같지 않은 말”

등록 2008-06-22 21:45수정 2008-06-22 21:50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려면 자녀의 눈높이에서 원하는 일을 이해하고 지원해 줘야 한다. 사진은 아이와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누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려면 자녀의 눈높이에서 원하는 일을 이해하고 지원해 줘야 한다. 사진은 아이와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누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아존중감은 어느 순간 갑자기 크는 게 아니다. “내가 나를 존중해야지” 하고 수백 번 다짐한다고 없던 자존감이 생기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자존감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모의 구실이 중요하다. 부모의 말 한마디로 자녀의 자존감은 크게 자랄 수도, 맥없이 죽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자기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람, 즉 부모나 교사, 또래 친구 들에게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긍정적인 반응을 받는 아이일수록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자신감과 자아존중감 키워주기>라는 책을 쓴 정종진 대구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처음에야 부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면 아이는 결국 ‘내가 생각해도 나는 한심한 것 같아’라고 느끼고 만다”고 했다.

부모들이 흔히 하는 “넌 왜 이 모양이니”라는 비난의 말은 자녀가 스스로를 ‘무가치한 존재’라고 느끼게 만들어 결국 자존감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다. 정 교수는 “부모들이 가급적 아이의 장점을 찾아서 인정하고 격려해 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일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교사나 또래들로부터 소외당하기 쉽다. 부모는 자존감이 낮은 자녀를 지켜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피드백을 어떻게 할까. 우선 결과 중심의 사고를 과정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형편없는 그림을 그려놓은 아이한테는 그림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보인 아이의 태도를 칭찬해주면 된다. 정 교수는 “‘그림 그릴 때 보니까 진지한 모습이 정말 예뻤어. 혹시 결과가 네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만 그런 자세로 열심히 그리다 보면 언젠가는 피카소처럼 멋진 화가가 될 수 있을 거야’라는 부모의 격려가 아이의 자존감뿐만 아니라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녀가 완벽한 모범생이자 우등생이기를 바라는 우리 부모들이 놓치는 사실이 있다. 아홉 가지를 잘하고 한 가지를 못하는 자녀를 채찍질하기 위해 못하는 한 가지를 계속 채근한다면 자존감을 잃은 아이는 결국 잘하는 아홉 가지마저도 싫증을 느끼고 의욕을 잃게 된다.

또한 자기의 견해나 의견이 수용되고 이해될 때 아이의 자존감은 클 수 있다. 자녀가 하는 말이나 질문에 부모가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녀에게 ‘거부당했다’는 느낌을 갖게 해 자존감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자녀의 질문에 대해 ‘쓸데없는 소리’라거나 ‘말 같지 않은 소리’라고 반응하는 것은 최악의 경우다. 학습부진아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이 ‘집단상담’의 형태로 이뤄지는 이유도 ‘수용’의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서다.

정 교수는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은 이해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타인을 이해할 여력이 없다”며 “자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 때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자존감도 커진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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