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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어고 정상화’ 첫세대 입학 두달 “최종 목표는 로스쿨입니다.”(대원외고 1학년 ㅇ아무개양)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1학년 학생들은 특목고 정상화 조처 이후 입학한 첫 세대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올해 외국어고 신입생부터 자연계열 설치나 입시 과목을 늘려 개설하는 것을 금지했다. 외국어고 재학생의 3분의 1 가량이 이과반에 속해 의대 진학에 열을 올리는 파행을 막자는 취지였다. 상대평가 위주로 바뀐 내신도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의 특목고 진학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26일 오후 대원외고 교문 앞에서 만난 1학년 학생들의 목소리는 특목고 정상화가 아직 ‘미완의 길’에 있음을 보여줬다. 영문학과 진학을 바라는 이아무개양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60% 이상이 로스쿨 진학을, 20% 이상은 상경계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양 역시 대학은 어문계로 진학한 뒤 2008학년도 이후 생기는 로스쿨로 갈 생각이다. 1년생“60%가 로스쿨 생각” 2008학년도 이후 입시에서는 특목고생을 대상으로 한 동일계 특별전형이 신설돼 외고생들은 어문계 진학 때 내신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법대는 동일계가 아니기 때문에 로스쿨로 전환되지 않은 대학의 법대에 굳이 진학할 이유가 없다. 김일형 대원외고 교감은 “지난해 1학년 가운데 이과 희망자는 100명이 넘었지만 현 1학년은 10명 안팎”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정상화 방안에서 외국어고가 애초 설립 취지에 맞는 외국어 전문가 양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다. 임인순 명덕외고 교감은 “전공어 단위 수나 전체 전문교과 단위 수는 지난해와 같다”고 밝혔다. 김대용 대일외고 교감은 “교육부가 전문교과를 20단위 이상 더 늘릴 수 있도록 했지만 교사를 더 뽑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과후의 특기적성교육 역시 입시 과목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개선안의 취지와는 다소 엇나간다. 대원외고 이아무개양은 “1학년 모두 특기적성교육 시간에 국어·영어·수학과 사회·윤리 과목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쪽은 전문 교과가 특기적성교육에서 배제됐다는 지적에 대해 “전공 외국어 심화 과목 등은 2학기 이후 개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고 쪽은 연세대가 올 수시 1학기에서 처음 선발하는 언더우드 국제학부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원외고의 김 교감은 “대학 쪽에서 점점 모집인원을 늘리고 외국 유명대학 수준으로 교육시키겠다고 해서 학생들이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는 국제학부는 수시 1학기에 영어 에세이 시험과 영어 면접 구술 중심으로 선발해 영어 경쟁력이 앞선 외국어고 학생들에게 절대 유리하다. 대일외고 김 교감은 “대학들이 국제학부 등의 전형에서 복수 외국어 구사 능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외국어고의 전문교육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 공동회장은 “특목고 정상화를 위해선 대학들이 새 대입안의 취지에 맞게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이는 입시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대입에서 외고 출신의 ‘기득권’이 여전할 경우, 외고 입학을 위한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물론 외고의 전공어 전문교육도 파행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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