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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왕따 초등생 자살…특목고생도 4월들어 3번째

등록 2005-04-28 18:07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초등학생이 가족 몰래 사흘 동안 결석을 하며 혼자 고민하다 결국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7일 오후 4시께 부산 연제구 변아무개(41)씨 집 안방에서 변씨의 딸(12·ㄱ초등 6년)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변양의 친구 한아무개(12)군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한군은 “친구가 며칠째 결석해 걱정이 돼 가보니, 문이 잠겨 있는데 안에서 텔레비전 소리가 나 이상해서 창문 틈으로 들여다보니 친구가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변양의 일기장에는 친구들 때문에 당하는 괴로운 심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숨지기 하루 전인 26일 일기에는 ‘떠나고 싶다’는 제목으로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이상한 별명을 부르며 놀리니까 스트레스 받아 머리가 뽑히고. 학교 복도에서 만나면 꼭 어떤 애는 욕을 한다. 막 때리기도 하고 날 흉보기도 하고. 내가 왜 욕듣고 맞고 협박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참을 수 없다”는 내용과 함께 괴롭히는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때문에 변양은 25일부터 결석을 했다. 하지만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변양의 아버지와 오빠(17·고2)는 변양보다 먼저 나가고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변양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이나 결석한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는 3년 전 이혼해 따로 살고 있다.

변양의 담임교사(43)는 “변양은 성격이 내성적인 것 외에는 별다른 특이점이 없었다”며 “결석 첫날 변양이 ‘몸이 아파 하루 결석하지만 내일은 꼭 학교에 가겠다’고 전자우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담임교사는 “결석 이튿날 전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번호가 틀려 실패했으며, 27일 오후에는 집을 아는 학생 3명을 변양에게 보냈지만 문이 잠겨 있어 되돌아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에 앞서 27일 아침 6시께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과학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이 학교 학생 김아무개(17·고교 2년)양이 신음하고 있는 것을 같은 방 친구 박아무개(17)양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김양은 흰 종이에 친구들의 이름과 ‘사랑했었다’ ‘용서해다오’ 등을 적은 낙서 형태의 유서를 남겼고, 자살하기 직전 친구들에게 휴대전화로 ‘미안하다’ ‘용서해달라’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김양이 부모와 친구들에게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또 학교 성적 부진 등으로 이유로 ‘죽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목고 학생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것은 10일 서울과학고 학생회장 이아무개(17·3년)군과 21일 대전외국어고 2학년 박아무개(17)군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세번째다. 부산/최상원, 인천/김영환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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