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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옆집 어린이 손도 꼭 잡아주세요

등록 2005-05-01 14:52수정 2005-05-01 14:52

‘가정의 달’ 넘어 ‘이웃의 달’

어린이날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즐겁게 해 주고 어떤 선물을 준비할까, 부모님께는 어떤 선물을 드려야 좋을까?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마련이다.

가족만의 작은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이웃들이 함께하는 행사에 참가해 그동안 소원했던 가족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추억거리를 만든다면 무엇보다 의미 있는 하루가 될 수 있다. 교사와 교육단체들을 중심으로 가정과 이웃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윤숙자 조직위원장은 “어린이날이 크리스마스처럼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되면서 상업화하고 있다”며 “단순히 선물 공세에 그치지 말고 아이들을 중심으로 부모와 이웃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넓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불우한 아이들이나 양로원 등을 방문하거나 할머니·할아버지를 찾아 뵙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hakbumo.or.kr)는 오는 5일 전국 지부·지회별로 상업성이 아닌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통놀이와 생태체험, 문화유적지 답사 등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을 위주로 하고 있다. 충남 홍성지회는 학교 폭력을 주제로 열고, 전북 정읍지회가 고부 저수지에서 외래어종인 월남붕어(블루길)를 주제로 열며, 경남 진주지회는 사진 찍기를 테마로 하는 등 지부·지회마다 지역적 특색을 가미했다.

초등학생들이 담임 선생님과 함께 나름의 이벤트를 기획한다면 학부모와 아이, 교사에게 모두 뜻있는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보낼 수 있다.

서울 구의초등학교 홍순희 교사는 올해 어린이날을 앞두고 들풀을 눌러 만든 책갈피를 준비하고 있다. 선생님의 작은 선물은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는데다 들풀을 통해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알려 줄 수도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어버이날 선물로는 아이들과 함께 염색 손수건을 만들 계획이다. 학생들이 직접 염색도 하고 테두리에 바느질로 무늬를 새겨 넣도록 이끌 생각이다. 이 선물을 부모님들이 받고 즐거워하는 장면을 지켜본 뒤 수업 시간에 서로 이야기하거나 감상문을 쓰게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홍 교사는 “교육은 일회성이 아니라 총체적이고 지속적이기 때문에 삶과 교육이 연계되고 연속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에 참가하면 자연스럽게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주부 이숙이(42)씨는 초·중·고교에 다니는 세 자녀와 함께 1일 열린 제5회 여성 마라톤에 참가했다. 지난해에도 자녀들과 함께 참가했다는 이씨는 “평소 공부에 바빠 서로 대화할 시간도 적었는데, 3㎞를 1시간쯤 함께 걸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보니 아이들도 좋아해 올해도 참가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여성 마라톤을 주최한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관계자는 “5㎞나 10㎞ 등 장거리 마라톤에 참가 신청을 한 뒤 가족이 함께 훈련에 돌입해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대화의 창을 마련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어린이날 행사가 지역과 이웃 간의 축제로 승화된 경우도 있다. 서울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과 인근 어린이집 등은 2001년 어린이날을 맞아 마포 성서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골목 찾아 주기 마을 축제를 열었다. 애초 딱지치기, 씨름, 윷놀이 등 어린이 중심이었던 이 축제는 이듬해에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준비하고 참여해 즐기는 성미산 마을축제로 확대되면서 어린이날 행사를 벗어났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2004년 마포 마을축제로 더욱 영역을 넓혔고, 내용에서도 5월 축제와 9월 공동 주제를 통한 교육행사, 10월 운동회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오는 15일에 열릴 마포 마을축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노는 마포 놀이터, 노래패들의 공연인 작은 음악회,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거북이 걷기 대회 등으로 이루어진다.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 구교선 상임이사는 “애초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시작했지만 마포두레생협을 중심으로 교육단체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면서 마을축제로 확대됐다”며 “이웃 주민과 만나 함께 어우러지면서 함께 사는 삶을 배우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교육단체와 시민단체들도 어린이날을 계기로 이웃과 함께하는 행사를 2년째 시행하고 있다. 제2회 은평어린이날 잔치 한마당에는 걸개그림 만들기, 화석 찍어 보기, 나무토막을 이용한 주사위 만들기, 지신밟기 등 아이들 놀이와 재활용품 제대로 분류하기와 장애 체험 프로그램 등 삶과 이웃을 이해하는 프로그램 등이 녹아 있다.

최순옥 열린사회은평시민회 사무국장은 “어른들에게 어린이는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관심사항이자 화제”라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행사지만 가족과 이웃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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