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교실
윤태규/산하 \\
윤태규/산하 \\
1923년 4월17일 천도교소년회를 중심으로 모인 조선소년운동협회에서 그 해 5월1일 제1회 어린이날 행사를 시작한 뒤로 우리 어린이들한테는 5월이 기다려지는 달이 되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경제단체에서 5월5일 어린이날을 쉬지 말자고 주장하는데, 수십 년 동안 어린이들한테 즐거움을 주던 날을 없애자고 하니 안타깝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들한테는 하루 마음껏 즐겁게 놀 수 있는 날이지만 어른들한테는 겨레의 희망인 우리 어린이들한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 보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린이날, 어린이들이 어떤 희망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그런 길을 어떻게 열어 주고 싶은지를 소망하는 초등학교 교사의 마음을 담은 책이다. ‘나뭇잎 교실’이라는 책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글쓴이는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아이들이 하늘 향해 자라나는 푸른 나무처럼, 가슴을 쫙 펴고 두 발로 당당하게 서서 바다처럼 넓게, 산처럼 바위처럼 든든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편지글로 썼다. 교실에서 일어났던 이야기,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겪은 일 가운데서 다 같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싶은 일, 이 땅에 사는 모든 아이들한테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 우리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이 세상을 열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편지글로 썼다. 한 교실에서 일어난 재미있던 일, 잊지 못할 일, 보람 있던 일, 걱정스러운 일들을 보면서 우리 나라 초등학교 교실이 모두 이 나뭇잎 교실처럼 희망과 생명이 싹트는 교실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어른들이 어린이들한테 이렇게 자라나기를 희망한다는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길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교실에서 행동이나 지식으로 가르칠 수도 있고, 어린이 문학가들처럼 시나 동화로 전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처럼 편지글로 낱낱이 문제를 짚어 가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이 편지에서 글쓴이가 어린이들에게 하고 있는 말은 사실 교사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이 더 많은 ‘나뭇잎 교실’이 태어나는 데, 어린이와 교사와 학부모들이 무엇이 우리의 희망인가를 함께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주영/서울 송파초등학교 교사 jyl0301@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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