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그림 상담
함동민/강원 원주중 3학년
오늘은 우리 모둠이 상담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이면지를 주시면서 손바닥을 그리라고 하셨다. 그러고는 가운데는 앞으로 할 일, 오른쪽은 내 손이 잘한 일, 왼쪽은 내 손이 못한 일을 쓰라고 하셨다. 참 황당했다. 갑자기 이런 일을 시키셨으니 생각나는 게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내 친구 함휘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휘가 자기가 못한 일에 ‘친구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편 것’이라고 썼다. 그걸 보고 아이들이 다 같이 웃었다. 나도 그 내용을 받아들여 내가 못한 일에 써넣었다. 그리고 나는 얼마 후 심심해서 장난으로 내가 잘하는 일에 “삐--(이미지 관리상 밝힐 수 없습니다)를 친다”라고 말했더니 함휘가 지지 않겠다는 듯이 ‘코딱지를 판다’라고 했다. 아이들이 다 같이 웃었다. 손바닥 학습지를 하고 발표를 한 후 우리는 또 다른 프린트를 받았다. 프린트는 앞뒷장이었는데 제목이 솔로몬 왕의 선택과 성 충동이었다. 성 충동이 있는 쪽을 풀 때 은수가 말했다. “이거 함휘 얘기네”라고 했더니 애들이 공감하며 같이 웃었다. 정말 즐거웠다.
모든 것이 끝나니 선생님께서 떡볶이를 사주신다고 하셨다. 우리는 선생님이 시켜주신 김밥, 떡볶이, 순대 등을 먹었다. 공짜여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정말 행복한 날이다.(2004년 5월19일)
땅강아지
권정욱/강원 원주중 3학년
우리 학교 HR 시간에 학교에서 잡초 뽑기를 하였다. 잡초를 뽑기 위해 모종삽을 가져 오라고 하였을 때는 ‘그거 왜 하냐? 짜증나’ 했지만 곧 생각을 고쳐 봉사시간도 준다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드디어 잡초 뽑는 HR시간. 그냥 불평 않고 땅을 파기 시작했다. 시시하고 재미도 없어서 땅만 파고 있는데 뭔가 꿈틀거리며 쏙 들어갔는데 그걸 보고 땅을 많이 파 보니 땅강아지가 있었다. 신기하지만은 않았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잡초 뽑다가 잡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강아지를 잡아 손에 쥐고 있으면 그 느낌은 정말 묘하다. 깨무는 것 같은데 실은 땅강아지가 두 발로 살을 파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손이 흙인가? 파지지 알아 계속 안간힘을 쓰는 땅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왠지 이상한 느낌이다. 집에 오는 도중 나는 땅강아지가 불쌍해 놔 주었다.(2004년 7월2일) 평> 친구와 자연과 어우러진 중학 생활 실감나게 표현 강원도 원주중에서 박희영 선생님이 지도하신 학급문집 <원중을 빛낸 삽십구 명의 아그들>에서 뽑은 글이다. 평소 모둠별로 생활일기를 쓰게 하고, 그 결과물을 문집으로 묶은 것이다. 함께 집단 상담도 하고, 떡볶이도 같이 먹고, 자연과 어우러져 땅강아지와 놀기도 하는 중학 생활의 모습이 잘 드러난 글이다. 이렇게 사는 학생들이니 땅강아지 한 마리의 목숨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이 절로 생길 법도 하다. 박안수/광주국어교사모임 회장, 전남대사대부고 교사 ansu2000@hanmail.net
우리 학교 HR 시간에 학교에서 잡초 뽑기를 하였다. 잡초를 뽑기 위해 모종삽을 가져 오라고 하였을 때는 ‘그거 왜 하냐? 짜증나’ 했지만 곧 생각을 고쳐 봉사시간도 준다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드디어 잡초 뽑는 HR시간. 그냥 불평 않고 땅을 파기 시작했다. 시시하고 재미도 없어서 땅만 파고 있는데 뭔가 꿈틀거리며 쏙 들어갔는데 그걸 보고 땅을 많이 파 보니 땅강아지가 있었다. 신기하지만은 않았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잡초 뽑다가 잡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강아지를 잡아 손에 쥐고 있으면 그 느낌은 정말 묘하다. 깨무는 것 같은데 실은 땅강아지가 두 발로 살을 파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손이 흙인가? 파지지 알아 계속 안간힘을 쓰는 땅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왠지 이상한 느낌이다. 집에 오는 도중 나는 땅강아지가 불쌍해 놔 주었다.(2004년 7월2일) 평> 친구와 자연과 어우러진 중학 생활 실감나게 표현 강원도 원주중에서 박희영 선생님이 지도하신 학급문집 <원중을 빛낸 삽십구 명의 아그들>에서 뽑은 글이다. 평소 모둠별로 생활일기를 쓰게 하고, 그 결과물을 문집으로 묶은 것이다. 함께 집단 상담도 하고, 떡볶이도 같이 먹고, 자연과 어우러져 땅강아지와 놀기도 하는 중학 생활의 모습이 잘 드러난 글이다. 이렇게 사는 학생들이니 땅강아지 한 마리의 목숨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이 절로 생길 법도 하다. 박안수/광주국어교사모임 회장, 전남대사대부고 교사 ansu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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