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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생각해봅시다] 왕따는 배타적 사회분위기 투영물

등록 2005-05-01 17:00수정 2005-05-01 17:00

인권·다양성 존중하는 풍토 마련을

한 개인을 특별한 이유 없이 지속적으로 고립시키는 행위인 집단 따돌림, 즉 ‘왕따’가 언제부터인가 문제시되는가 했더니, 이제는 심각한 사회 병폐로 자리잡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이므로 배제는 불가피하다’, ‘이것도 잠시 스쳐 지나가는 청소년 문제일 것이다’라 가볍게 여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정도가 너무나 심각해졌을 뿐더러 사회 병리적인 현상으로 보아도 무방할 만큼 그 폐해가 심해지고 뿌리 깊어졌다.

집단 따돌림 현상은, 다수가 형식적으로는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정서적으로는 융화되지 못하는 특정인을 자신들과 같은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데에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왜 오늘날 약한 집단이나 개인을 배제시키는 배타적인 분위기가 학교 안에서 감도는 것일까?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정 등 그들의 삶이 만들어지는 모든 공간에서 불평등, 차별, 권위주의적 위계질서,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 각종 규율에 의한 사회 통제, 소외감, 가치관의 충돌을 경험하고 있다. 심정적 일체감을 형성한 집단이 한 개인에 대해 집단적인 폭력을 행사하며 가학적 쾌감을 경험하게 되는 집단 따돌림 현상은 바로 청소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갈등과 억압이 축적되면서 나타난 불행한 결과이다.

또한 ‘학교’는 우리 가정과 사회의 부정적인 가치들을 그대로 답습하여 더 선명하게 투영해 보이고 있다.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심어 주지 않은 가정 교육, 나와 다른 사람은 무조건 배제시키는 우리 사회의 집단 이기주의의 병폐가 고스란히 ‘학교’라는 공간 안에 투영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청소년 문제로만 보는 것은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 표피적인 것에 불과하다. 집단 따돌림 문제는 인간 관계의 문제이며 집단 역학 문제이다. 그러므로 인간 관계의 시작인 가정에서부터 타인을 배려하는 가치를 심어 주어야 하고, 학교에서는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 풍토를 마련해 나가야 하며, 사회 전체도 차이와 다양성을 관용하는 분위기로 변모해 가야 할 것이다. 다각적인 풍토가 조성되고 난 뒤에야 교육적 치유나 법적 처벌 등 현실적인 방안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리잡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만기/언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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