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처음 생겨난 노래방은 10여 년 만에 청소년들 사이에 주요한 놀이문화로 자리잡았다. <한겨레> 자료사진
\\
‘침윤’은 ‘서서히 물들어감’이란 뜻 [지문] 노래방이 청소년들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다. 지금 새삼스럽게 청소년의 노래방 문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진부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래방을 통해 청소년 문화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노래방 문화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노래방에서 ‘방’은 두세 평 남짓한 ⓑ밀폐된 공간이다. 이런 밀폐된 공간에 청소년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소년이 밀폐된 방을 찾아가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그들만의 문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밀폐된 ‘방’을 나와 탁 트인 사회의 ‘광장’으로 나오면 청소년들이 발붙일 곳이 없다. ‘광장’에는 기성세대의 문화만이 존재할 뿐 청소년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불순하고 병든 문화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각종 금기가 청소년을 ⓒ억압한다. 청소년들이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을 광장에서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노래방으로 향한다. 그런데 문제는 노래방 역시 청소년들만의 온전한 문화 공간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이 노래방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기란 매우 어렵다. 청소년들이 노래방에서 기성세대와는 다른 노래를 다른 방식으로 부르기에, 언뜻 보면 기성세대의 문화로부터 벗어나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상업주의에 물든 기성 문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문화도 상업 논리에 지배된다. 대중 음악도 예외가 아니어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노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경향은 공중파 방송에서 유행하는 십대 취향의 노래에서 잘 나타난다. 청소년들은 상업 논리에 따라 만들어진 노래를 노래방에서 부르면서 그 문화에 ⓓ침윤되어 가고 있다. 실험적인 문화를 창출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청소년들이 상업화된 노래를 부르며 창의성을 상실해 가는 자리가 바로 노래방인 것이다.
자신들만의 문화 공간이 없어 노래방을 찾아간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의 상업적 문화에 물들어 가는 이 안타까운 현상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화가 갖는 문제점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현상은 청소년들이 어둡고 밀폐된 ‘방’에서 밝고 환한 ‘광장’으로 나와 자유롭게 그들만의 문화를 ⓔ향유하면서 다양한 문화 체험을 통해 창의적인 자기 계발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무라는 점 또한 보여 준다. 청소년은 기성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여 그 빛깔에 물드는 스펀지와 같은 존재도 아니고 기성세대에 무조건적으로 대항하는 존재도 아니다. 청소년의 창의성이 한껏 발휘될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이 마련된다면, 청소년 문화는 활성화되어 건강하게 꽃필 것이다. 이때 청소년은 기성세대의 보호와 감시의 대상이 아니라 밝고 건강한 문화를 창출하고 향유하는 주체가 되며, 청소년 문화는 우리 문화에 새로운 기운을 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2004년 6월 3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 ⓐ∼ⓔ의 사전적인 의미가 잘못된 것은? ① ⓐ 진부(陳腐)하다: 사상, 표현, 행동 따위가 낡아서 새롭지 못하다. ② ⓑ 밀폐(密閉)되다: 샐 틈이 없이 막히거나 닫혀 있다. ③ ⓒ 억압(抑壓)하다: 자기의 뜻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억누르다. ④ ⓓ 침윤(浸潤)되다: 병 따위가 들어 시들다. ⑤ ⓔ 향유(享有)하다: 누리어 가지다. [풀이] 정답: ④. ‘침윤(浸潤)’의 사전적 의미는 ①수분이 스며들어 젖음.(오랜 기간 비가 오니 건물 내벽이 침윤으로 얼룩이 졌다.) ②사상이나 분위기 따위가 사람들에게 번져 나감.(퇴폐한 외래 풍조의 급격한 침윤/시험에 떨어진 나는 심한 절망감에 침윤을 당하였다.) ③(의학) 염증이나 악성 종양 따위가 번지어 인접한 조직이나 세포에 침입하는 일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서서히 물들어 가는’이란 의미가 적당하다. 이만기/언어영역 강사 피동 표현과 사동 표현 ● 능동(能動)과 피동(被動) 국어 문장은 동작이나 행위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능동문과 피동문으로 나뉜다. 주어가 제 힘으로 행하는 동작을 능동이라 하고, 주어가 남의 행동에 의해서 행해지는 동작을 피동이라 한다. 피동이란 본래 의미를 기준으로 한 문법 기능이다. 국어 문장의 피동 표현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① 파생적 피동: 타동사 어근에 피동 접미사 ‘-이-, -히-, -리-, -기-’가 붙어서 형성된 것. 피동 표현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 예) 보이다, 끊기다, 잡히다, 들리다, 안기다 ② 통사적 피동: 모든 용언의 어간에 ‘-어지다’가 붙어서 형성된 것. 예) 보아지다, 먹어지다, 들어지다, 안아지다, 예뻐지다, 높아지다 ③ 어휘적 피동: 어휘 자체가 피동의 의미를 띠고 있는 것. 예) 당하다 ● 주동(主動)과 사동(使動) 국어 문장은 동작이나 행동을 자신이 하느냐, 남으로 하여금 하게 하느냐에 따라 주동문과 사동문으로 나누어진다. 주어가 직접 동작을 하는 것을 주동이라 하고, 주어가 남에게 동작을 하도록 시키는 것을 사동이라 한다. 국어의 사동문은 피동문과 비슷한 점이 많다. ① 파생적 사동(접미사 사동): 용언 어근에 사동 접미사 ‘-이-, -히-, -리-, -기-, -우-, -구-, -추-’를 덧붙여서 형성된 것. 예) 묻히다, 들리다, 맡기다, 지우다, 솟구다, 낮추다 ② 통사적 사동: 모든 용언의 어간에 ‘-게 하다’가 붙어서 만들어진 것. 예) 속게 하다, 묻게 하다, 들게 하다, 낮게 하다 ③ 어휘적 사동: 어휘 자체가 사동의 의미를 띠고 있는 것. 예) 시키다 이만기/언어영역 강사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