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근현대사’ 뭐가 문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문제없다” 이미 밝혀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포럼’ 등 보수 단체들은 그동안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반미·친북적이며 좌편향돼 있다”고 공격해 왔다.
이들은 이 교과서가 1945년 해방 직후 상황을 기술하면서 미군은 점령군이고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남북에 들어온 미군과 소련군’이라는 제목 아래 미 육군 총사령관 ‘맥아더 포고령 1호’와 소련군 사령관 ‘치스차코프 포고문’이 나란히 실려 있는 점을 꼽는다. 맥아더 포고령은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영토와 조선 인민에 대한 통치의 모든 권한은 당분간 본관의 권한 하에서 시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치스차코프 포고문은 “조선 인민들이여! 기억하라! 행복은 여러분들 수중에 있다. 여러분은 자유와 독립을 찾았다. 이제는 모든 것이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교과서 집필자들은 “당시 남한과 북한에 각각 진주한 미군과 소련군의 기본 정책을 보여줄 가장 중요한 사료를 나란히 소개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보수 단체들은 또 이 교과서가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교과서에서 “경제성장, 한강변의 기적을 이루었으나 …<중략> …한국 경제는 자본과 기술에서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종속되어 갔다”고 표현한 부분을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집필자들은 “경제적 성장을 이룬 사실과 그 부작용 일부를 함께 지적한 것”이라고 말한다. “천리마운동은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면서 새마을운동은 정부 주도와 정치적 성격만을 강조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집필자들은 “천리마운동이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서 노동력을 동원하는 수단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설명한다.
보수 단체들은 이 밖에도 “1946년 9월에는 미군정의 사회·경제 정책에 반발하는 철도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일어났다. 이러한 봉기는 경찰이나 우익 청년단체들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었다”, “미국의 농산물 원조는 생산과잉으로 자국 내에서 농업 공황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등의 문장도 반미· 좌편향적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에 대해서는 2004년 한국사연구회 등 역사학 관련 학회뿐만 아니라 국사편찬위원회와 교과서 검정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역사학계와 정부기관까지 이 교과서에 대한 검증을 끝낸 셈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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