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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성교제 눈뜬 아이’ 무조건 막다간 탈나요

등록 2008-10-26 17:27

초등학생 자녀들의 건강한 이성교제를 위해서는 부모의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 사진은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가 ‘해피버스’ 프로그램을 통해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초등학생 자녀들의 건강한 이성교제를 위해서는 부모의 적절한 도움이 필요하다. 사진은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가 ‘해피버스’ 프로그램을 통해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몰래 사귀지않게 만남 허락하고
터놓고 얘기할 분위기 만들어야
건전한 교제 위해 성교육은 필수
아이랑 부모랑 /

요즘 아이들은 부모 세대에 견줘 매우 조숙하다. 신체 성장도 빠를 뿐만 아니라 대중매체의 발달로 성에 대한 의식도 개방적이다. 부모 세대가 중학교 시절에 가졌던 이성에 대한 관심이 지금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나타난다. 학교에서 ‘공인 커플’로 지내면서, ‘○○데이’나 기념일에 선물을 주고받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초·중·고 학생 건강태도와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의 18.2%가 이성교제를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초등학생들의 이성교제는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일찌감치 이성에 눈을 뜬 우리 아이,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이보연아동가족상담센터 이보연 소장과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김은주 교육사업팀장의 도움말로 초등학생 자녀의 건강한 이성교제를 위해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와 지도법 등을 알아봤다.

■ 인정해주자 이성에 대한 욕구는 억압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무조건 ‘안 돼’라고 하기보다는 아이가 자라면서 거치는 자연스러운 발달단계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허용해주는 것이 좋다. 이 소장은 “건강한 이성교제는 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며 “아이들이 이성교제를 통해 다양한 대인관계와 성 역할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가 이성교제를 강압적으로 막으면 아이들은 부모 몰래 이성 친구를 사귀게 되는데, 이 경우 오히려 왜곡된 성 의식을 갖게 될 수도 있고, 부모들이 가장 우려했던 ‘사고’가 생길 위험이 크다. 김 팀장은 “아이가 자연스럽게 이성 친구를 엄마 아빠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부모가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야 이성교제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아이가 언제든지 부모님을 의논 상대로 여기게 된다”고 말했다.

■ 터놓고 얘기하자 자녀와 함께 이성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가 먼저 말을 꺼내기가 어색할 경우에는 엄마 아빠가 먼저 이성 친구를 처음 사귀었을 때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도 좋다. 이 소장은 “부모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없을 때, 아이들은 대부분 친구들과의 대화나 자기의 상상으로 이성에 대한 관심을 키워 나가 왜곡된 이성관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그냥 막연하게 사귀기보다는 이성 친구가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성 친구에 대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 등을 생각해 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법,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데이트 비용, 사귀고 있는 이성 친구가 아닌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좋다. 자칫 돈으로만 이성 친구의 환심을 사려고 하거나, 이성 친구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홀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이렇게 지도하자 아이의 이성교제를 허락했다면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교제가 공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아이들과 약속하고, 그 약속이 지켜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 이성 친구의 이름이나 집, 전화번호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아이가 성적인 자극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이 소장은 “이성을 알게 되면 누구나 성적 호기심이 생기게 되며, 특히 은밀한 곳에서는 그런 욕구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며 “따라서 기본적인 성교육을 하고,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이성 친구를 데려오거나, 이성 친구와 함께 있을 때 문을 꼭 닫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설명 정도는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성과 단둘이 있으면 얼굴만 붉힌 채 안절부절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대일 만남보다는 건전한 집단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성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또 초등학생들의 이성교제는 결혼을 전제로 한 어른들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한 이성 친구와 오랫동안 깊게 사귀기보다는 여러 사람과 가볍고 넓게 교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소장은 “부모는 아이가 여러 이성 친구와 사귀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한 사람과 깊이 사귈 때 더욱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제적인 신체 접촉 등 ‘데이트 성폭력’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전에 교육할 필요가 있다. 김 팀장은 “이성 친구와 만났을 때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이나, 싫은 느낌이 드는 스킨십이 있을 경우 단호하게 ‘싫다’고 말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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