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문화방송>의 어린이날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린이들과 함께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가 편을 갈라 참여한 이날 줄다리기에서는 권씨가 속한 편이 이겼다. 연합
“대통령 할아버지, 공부 잘했어요?”
“엄마한테 꾸중 많이 들었죠”
노 대통령, 장애아등 450명 초청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장애아동, 소년소녀가장, 울릉도 어린이 등 45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모처럼 동심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보냈다. <문화방송>의 어린이날 특집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노 대통령은 어린이들이 평소 갖고 있는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노 대통령은 “어렸을 때 공부를 잘하셨느냐. 공부 안 한다고 엄마에게 혼나지 않으셨느냐”는 물음에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다. 꾸중은 많이 들었다. 꾸중 안 듣는 사람은 없죠”라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노 대통령은 좋아하는 음식으로 “고구마, 라면도 좋아하는데 지금은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말했고, “컴퓨터 게임을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는 “10년 전에 했는데 우리 아이들을 이길 수 없었다. 아무리 해도 지니까 안 한다”고 대답했다. 노 대통령은 “다시 태어나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으시냐”는 질문에는, "다시 태어나는 것은 생각 안 해봤고 대통령을 마치고 나면 뭐할까 생각해 봤는데, 하고 싶은 일이 하도 많아서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부부는 하반신 마비로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년가장 김요한군의 사연을 접하고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나는 일을 사랑하고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 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힘을 보태서 사는 세상이 되길 바라고, 그렇게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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