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주당 2~3시간으로
59개 시민단체 백지화 요구
59개 시민단체 백지화 요구
현재 초등학교 3~6학년에서 주당 1~2시간씩 실시하는 영어수업 시간이 이르면 2010년부터 2~3시간씩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수 확대를 위한 교육과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 개정안 교과부의 의뢰로 정책연구를 해 온 이완기 서울교대 교수는 이날 공청회에서 현재 초등학교 3·4학년은 주당 1시간, 5·6학년은 주당 2시간인 영어수업 시간을 늘리는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3·4학년은 주당 2시간, 5·6학년은 1시간씩 늘리는 안과, 모두 1시간씩 늘리는 안이다. 적용 시기는 3·4학년은 2010년, 5·6학년은 2011년부터 시작하는 안과, 각각 그보다 1년씩 늦추는 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학부모들이 영어교육을 사교육에 의존하는 이유는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킬 만큼 영어교육을 제공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수업시수 확대를 통해 초등 영어교육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의 71%, 교원의 55%도 영어수업 확대에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 논란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등은 개정안에 찬성 뜻을 밝힌 반면, 전국교직원 노동조합과 한글문화연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은 반대했다.
교총 쪽 토론자로 나온 박한준 서울 동신초 교사는 “3~6학년 수업시간을 주당 1~2시간 늘리는 것은 영어교육의 효과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지만 수업시수 증대에 따른 교사의 증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천희완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영어는 어순 등이 우리말과 워낙 달라 우리나라 학생들이 배우기 힘든 과목이기 때문에 공교육에서 강조할수록 영어학습 열풍이 거세지고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글문화연대 등 59개 시민단체들도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등 영어수업 확대 방침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교과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들을 반영해 올 연말까지 영어 교육과정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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