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을 다해… / 서울 지역의 뇌성마비 장애 학생들이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서울 경운동 경운학교에서 13일 오전 한 장애 학생이 시험감독한테서 답안지를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09학년도 수능]
32일간 쓰레기도 반출금지
32일간 쓰레기도 반출금지
수능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해방’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수험생, 학부모뿐만이 아니다. 가족과 떨어져 ‘감금’ 생활을 해야 했던 수능 출제위원들도 감금된 지 32일 만인 13일 풀려났다.
이번 수능 출제에 동원된 인력은 출제위원 299명, 검토위원 182명, 말하기 시험 녹음에 참여한 성우 등 관리요원 175명 등 무려 656명이다. 이들은 지방의 한 콘도에서 단체로 합숙을 하며 32일 동안 외부와 일체 연락을 끊은 채 철저한 보안 속에 시험 출제에만 매달려 왔다.
출제위원들은 외출은 물론이고 전화, 전자우편, 팩시밀리 등을 통한 외부와의 연락을 전혀 할 수 없었고, 심지어 가족과의 연락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들이 사용한 휴지 등 각종 생활쓰레기조차 시험이 끝날 때까지 반출되지 못했다. 이렇듯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채 살았던 이들은 수능 5교시 시험이 끝나는 오후 6시5분에 콘도의 문이 열리면서 32일 동안의 긴 ‘감금’에서 풀려났다.
출제위원 위촉 과정도 철통같은 보안 속에 진행된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수능시험이 끝날 때까지 누가 출제위원으로 위촉됐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진다. 이 때문에 출제위원으로 위촉한다는 공문 또한 우편으로 보내지 않고 평가원 직원이 해당 교수 또는 교사를 직접 찾아가 전달한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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