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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감 뽑을 권리 없다면, 퇴진시킬 권리라도 달라”

등록 2008-11-24 14:44

공정택 교육감 고발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한소영(중3)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공정택 교육감 고발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한소영(중3)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사회] 청소년이 공정택 교육감 고발운동에 나선 이유
청소년들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고발운동에 나섰다. 한국 교육사에 청소년이 교육감을 검찰에 고발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지금의 교육감 밑에선 배울 수 없다는 청소년들. 지난 21일, 청소년 고발단에서 활동하는 한 중학생을 만나, 그들이 왜 이렇게 나서게 되었는지 들어보았다.

“우리에게 교육감을 뽑을 권리가 없다면, 퇴진시킬 권리라도 주세요.”

한소영(중3)양, 그는 경기도 지역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얼마 전까지 부산에서 살았으니, 서울시 교육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1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서울로 와서 공정택 교육감을 고발하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공정택 교육감이 선거과정에서 급식업체, 학원 등에게 돈을 받아 비리의혹이 있었잖아요. 이름과 달리 공정하지 못해요. 그래서 고발운동에 나서게 됐죠. 얼마전에 교육감이 눈물 흘린 거 보셨어요? 가식적인 눈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겨우 중3. 하지만 그는 학교 현장에서 불합리한 현상을 목격했다. 중학교 3학년에 올라와서, 일제고사를 보고 등수대로 자리를 배치했다. 성적은 바로 공개됐고, 모두들 자신의 점수와 비슷한 친구만을 사귀게 됐다.

“서울 교육은 다른 지역보다 더 중요해요. 금방 전국으로 퍼지잖아요. 국제중, 자사고 설립, 학교자율화, 일제고사 도입 등 공정택 교육감이 추구하는 경쟁 교육은 문제가 있어요. 우리에게 교육감을 뽑을 권리가 없다면, 퇴진시킬 권리라도 주세요.”

기자회견, 집회도 열 생각 갖고 있어

소영 양은 고발이상의 참여도 생각하고 있다. 청소년 고발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 생각도 갖고 있다.

지난 20일, 21일은 날씨가 매서웠다. 거리에 가만히 있기만해도 살결이 시립고, 떨렸다. 고발을 외치는 사람이나, 고발에 동참하는 서명을 하는 사람이나 모두 쉽지 않은 날씨였다. 소영 양은 이같은 추위 속서도 공 교육감 고발 캠페인을 진행하고 고발 서명을 받았다. 힘들진 않을까?

“전혀요. 저도 중3 올라와서 시험을 쳤는데, 그게 일제고사란 걸 얼마 전에 알았어요. 그때 충격은 너무나 컸죠. 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고발하고 싶은 선생님도 있었어요.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은데, 너희는 교육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한 선생님이 있었고, 학생인권이 지켜지지 않아요. 제가 모르면 가만히 있겠는데, 그것이 문제라고 안 이상 어떻게 가만있을 수 있겠어요.”

그의 인생은 부산에서 서울로 오면서 달라졌다.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촛불의 주역 중 하나였던 전국청소년모임에서 활동하면서 ‘바꾸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행동해야한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추위는, 학교에서 주는 눈치는 이제 두 번째 기준이었다. 16년 자신의 삶을 통째로 뒤바꾼 몇 개월이었다.

마지막으로 소영 양이 원하는 교육감의 모습은 무엇일까. 소영 양은 “교육의 주체는 청소년이라는 걸 알아주고, 청소년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

“이제 더 이상 교육감이 청소년을 고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알아서 그만둘 순 없는 건가요? 전 제가 원하는 교육이 될 때까지 이 활동을 그만두지 않을거에요.”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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