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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책좀 봐라? 즐거운 책읽기 배워올게!

등록 2005-05-08 17:25수정 2005-05-08 17:25

 서울 마포 한우리독서교육운동본부에서 학부모 등 수강생들이 독서지도사 과정의 강의를 듣고 있다.
서울 마포 한우리독서교육운동본부에서 학부모 등 수강생들이 독서지도사 과정의 강의를 듣고 있다.

‘엄마들이 책 읽기를 배우러 다닌다.’

지난 3일 서울 마포의 한 독서교육 강좌에서 만난 주부 최영애(45·노원구 중계동)씨는 “중학생이 된 아이가 제대로 독서할 수 있게 도와 주려는 마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그저 책만 사 주고 읽게 하기만 하면 된다고 여겼는데, 석달째 배우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며 “왜 진작 교육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최씨처럼 자녀에게 책 읽기를 잘 가르치려는 생각에 독서교육을 받으러 다니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15년째 독서교육 강좌를 열어 온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쪽은 수강생의 70% 가량이 30대 여성이고 40대까지 넣으면 80%를 넘는데, 거의 대부분이 “내가 배워 우리 아이를 가르치겠다”는 동기에서 강좌 문을 두드린다고 했다.

이 단체의 박우현(46) 교육원장은 “대부분 어머니들이 자녀 교육을 잘하겠다는 욕심으로 처음 교육 받으러 온다”며 “독서교육 붐이 어머니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한겨레신문사 등 언론사나 백화점·사회단체들의 문화센터나 대학 평생교육원 등이 마련한 ‘어머니 독서교실’이나 독서지도자 강좌에서 독서교육 공부를 하는 어머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런 강좌들은 ‘어떻게 하면 독서교육을 더 잘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어떤 책을 사 주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을 더 많이 잘 읽을지’를 고민하는 어머니들에게 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독서교육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면서 독서교육 전반을 다루기 때문에 어머니들이 이전에는 살피지 못했던 아이들의 심리 발달 단계와 특성, 아이들과의 대화법이나 상담 방법 따위도 공부할 수 있다. 30시간 안팎의 단기 과정에서도 웬만큼 배울 수 있다.

엄마들 ‘독서교육’ 강좌 붐
어떤 책 좋을까 어떻게 읽혀볼까
좋은책 정보 나누고 익혀


▲ 지난 3일 열린 ‘좋은 책 연구회’ 정기모임에서 회원 손영숙(가운데)씨가 지난 한 주 동안 자신이 골라 읽은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자녀에게 독서교육을 할 때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책을 사러 서점에 갈 때도,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갈 때도, 책을 읽을 때도 자녀와 함께 하라는 말이다. “책 좀 읽어라”라고 잔소리하기보다 부모가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효과적임은 물론이다.

자녀의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끼리 모임을 꾸리는 것도 좋다. ‘좋은 책 연구회’ 회장 최영주(38)씨는 “독서교육을 마친 뒤에는 소모임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모임은 매주 모여 새로 나온 책에 대한 평가와 토론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최씨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주변에서 어린이책이나 그림책, 독서 논술 등을 주제로 활동하는 독서 모임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서지도사로 뛰는 정은주(44)씨처럼 독서교육을 받은 뒤 자녀와 그 친구들로 독서 모임을 만들어 몸소 가르치는 이들도 있다. 정씨는 “어머니와 선생님 구실을 모두 했기 때문에 성과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독서교육의 더 깊은 내용을 다루는 독서교육 지도자 과정도 있다. 교육학과 독서지도 일반 및 방법론 등을 가르치는데 기간도 길고 비용도 비싸다. 가톨릭대와 경기대 등은 독서교육을 석사학위 과정으로 개설하기까지 했다.

또 독서교육 전문 강사를 찾는 수요가 늘어 강사 양성 과정도 생겨나고 있고, 독서교육을 수강하는 적지 않은 이들은 기회가 되면 부업이나 창업으로 연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 보기도 한다. 하지만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독서교육전공자 모임인 우석독서연구회의 이은주(40) 연구실장은 “독서교육을 배웠다고 부업을 삼거나 하기는 쉽지 않다”며 “교사 자질이 있다고 여겨지거나 자신감이 생기면 주변 아이들부터 가르쳐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독서지도사 자격증으로는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나 한국대학부설 평생교육원협의회가 주는 게 대표적인데, 아직은 국가 공인 자격증도 없고 독서교육 전담 교원 자격증도 없는 실정이라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글·사진 곽용환 기자 yh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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