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추로 쌈을 싸 먹다 상춧잎 끝의 우글쭈글한 주름에 눈길이 갔다. 유심히 살펴보니 주름진 모양 안에 동일한 모양의 주름이 보였다. 상춧잎에도 일종의 프랙탈 구조가 숨겨 있는 것이다(그림 1). 수학에선 부분 속에 전체의 모습이 담겨 있는 구조를 보통 프랙탈 구조라고 한다. 프랙탈 개념은 폴란드 태생인 미국의 과학자 베노이트 만델브로트에 의해 도형의 불규칙한 상태를 특징짓는 양으로 소개돼, 현재는 자연현상 분석과 관련해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그런데 상춧잎은 왜 프랙탈 구조를 갖는 걸까? 이것은 생명체가 안정된 구조를 이루기 위해 물리적으로 낮은 에너지의 상태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춧잎이 프랙탈 구조를 이룰 때, 에너지 상태가 낮아져 구조적으로 안정된 탄성적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관찰하고 추측하기 1. 수학에서 도형의 각 부분이 전체 도형의 축소판이 되어 있으면 ‘자기 닮음’이라 불린다. 눈송이, 고사리, 구름, 번개 등 복잡한 모양으로 나타는 자연현상엔 ‘자기 닮음’이 발견된다. 자! 정사각형 안에 자기 닮음을 만들어 ‘자기 닮음’의 특징을 파악해 보자. 먼저 정사각형을 하나 그린다. 정사각형 각 변에 중점을 잡아 연결하여 더 작은 정사각형을 그린다. 이런 과정을 계속하면 정사각형 안에는 점점 더 작은 정사각형들이 그려져서 하나의 장미꽃이 된다. 정사각형으로 만든 장미인 셈이다. 정사각형 안에 정사각형을 그리다가 더 그릴 수가 없으면 멈추면 된다(그림 2). 자기 닮음 도형은 한 점에 가까이 가는 성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기 닮음은 자연의 모습을 분석하는 도구이다! 2. 스웨덴의 수학자 코흐는 1904년 재미있는 자기 닮음 도형을 제시했다. 이 도형을 평면 위에 그려 보자. 먼저 선분을 그려 3등분하고 가운데 부분을 정삼각형의 두 변처럼 세워 그린다. 처음 선분의 길이가 1이라면 이때 만들어진 주름진 선분의 길이는 3분의 4가 된다. 다시 각 변을 3등분하여 가운데 부분을 정삼각형의 두 변처럼 세워 그리자. 이때 만들어지는 주름진 선분의 길이는 9분의 16이 된다(그림 3). 결국 이 과정을 반복할 때마다 변의 길이는 3분의 4 배로 늘어난다. 자! 정삼각형을 그려 각 변에 이 과정을 반복해 보자. 한 번 반복하면 다윗의 별 모양이 된다. 두 번, 세 번 반복 횟수를 늘릴수록 처음의 정삼각형은 주름이 많이 생긴 눈송이 모양처럼 된다(그림 4). 그래서 이 도형은 ‘코흐의 눈송이 곡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곡선에 둘러싸인 부분의 넓이는 처음 정삼각형 넓이의 1.6배가 된다. 코흐곡선은 마치 섬의 해안선 같아서 이 곡선에 둘러싸인 도형은 ‘코흐의 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학은 자연을 해석하는 좋은 도구이다! 김흥규/서울 광신고 교사 heung13@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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