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회
오늘은 토요휴업일이면서 횡성군 내 축구대회가 있는 날이다. 지금까지 연습했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날이다. 그렇지만 상대는 강적인 성북초등학교이다. 우승을 몇 번씩이나 한 강팀이다. 실력으로는 조금밖에 뒤지지 않지만 키로 따지면 성북초등학교가 얼굴 1개는 더 크다. 성북초 애들이 너무 잘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주장은 우리 학교 주장 이영재 형보다 얼굴 2개는 더 붙여야 될 정도로 키가 크다. 슛의 파워도 센 것 같았다.
이런 불리한 조건에서 경기는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주장이 그 큰 덩치로 우리 편의 기선 제압에 들어갔다. 주장이 슛을 쏴서 우리 편 골대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오프사이드였다. 그렇지만 그 뒤로도 성북초등학교의 무서운 공격이 이어졌다. 수비수도 공을 막으려고 기를 쓰고 달려들어 몇 번씩 위기를 넘겼다. 그렇지만 위기는 또다시 찾아왔다. 우리 편 선수의 핸들링 반칙으로 페널티 킥이 되었다. 아슬아슬한 것도 아니고 그대로 골이 들어가 1 대 0으로 뒤졌다. 그래도 재현이 형과 계속해서 응원을 했다. 그러나 이번엔 정면 돌파로 골이 들어가 두 골이나 뒤졌다. 승산이 점점 줄어들었다. 속상했다. 그런데 마지막 성북초등학교 한 선수의 발에 또 골이 들어가 3 대 0으로 지고 말았다. 너무 안타까웠다. 예선에서 그냥 져 버려서….
난 축구부이지만 후보 선수도 못됐다. 그래도 나는 축구가 좋다. 그래서 응원을 갔다. 열심히 응원도 했다. 가슴이 쿵쿵쿵 뛰었다. 제발 한번만 이겼으면 했는데 또 졌다. 날씨가 더운데 응원을 했더니 머리가 아팠다. 약국에서 약을 먹고 있는데 대구에 있는 이모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3 대 0으로 졌다고 하니까 이모가 “심판이 뇌물 먹었나” 했다. 그래서 내가 “이모, 성북초등학교가 작년에도 우승했어” 했다. 이모는 무조건 내 편이라서 좋다. 정지환/횡성 우천초등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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