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대학이 10일 2008학년도 대입전형에서 논술ㆍ구술면접 비중을 강화키로 발표하자 일선 고교에선 지역과 특성별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강남지역과 특목고는 주요대학의 입장에 환영을 표했지만 이른바 `비강남'지역 고교에선 불이익을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특목고ㆍ강남 고교 '희색'= 강남지역 고교와 특목고는 구체적인 전형계획이나와야 겠지만 내신 비중을 대폭 높이지 않는다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단대부고의 오석무 교무부장은 "우수학생이 많은 강남지역 학교 입장에서 내신비중이 급격히 높아지지 않고 논술ㆍ구술이 강화된다면 입시에선 유리하다"며 "본고사가 안된다면 이렇게라도 해 학생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고 이재운 연구부장도 "대학 스스로 기준을 마련해 학생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며 "내신을 대폭 반영하면 고교간학력차가 실존하는 상황에서 강남지역은 불리한데 이를 논술ㆍ면접으로 보완한다는측면에서 이들 대학의 방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울과학고 홍달식 교장은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지만 논술과 구술을 강화한다면 아무래도 우수학생이 몰린 과학고 학생한테는 긍정적이다"며 "내신등급제로 특목고에선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데 이런 방침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일외고의 김대용 교감은 "전체적인 방향만 발표했는데 관건은 논술ㆍ구술과내신의 비중이 어떻게 달라지느냐 하는 것"이라며 "이런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수업의 진행형태, 학생의 학습계획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D외고 1학년인 진 모군은 "서울대와 연ㆍ고대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내신부담이 커서 많은 걱정을 했는데 최근 서울대가 본고사 형태의 입시안을 발표하고다른 대학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해 한층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과학고의 한 1학년생도 "학교와 지역간 학력 격차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상황에서 내신성적을 위주로 대학입시 전형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서울대가 논술고사를 강화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고 동조했다.
H외고 1학년생인 김 모양은 "중간고사를 보기 전부터 친구들끼리 모여 내신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런데 주요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강화하게 되면 그만큼 내신성적 비중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는 만큼 한시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에 진학하고 싶다는 강남지역 K고교 1학년생인 이 모군도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내신에서 약간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서울대를 중심으로 논술이강화되면 이런 불이익이 충분히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ㆍ지방ㆍ교원단체 우려 = 강북지역과 지방에 있는 고교는 이런 대학들의방침에 수업부담이 가중되고 사교육 시장이 커져 결국 비강남 지역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 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노원고 3학년 교사는 "현재 7차 교육과정에 맞게 진도나가기도 힘든데 논술까지 학교에서 현실적으로 지도하기는 힘든 실정"이라면서 "학교교육을 불신하고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앙고의 한 3학년 담임교사는 "논술과 구술면접은 교양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가정환경에 따라 격차가 생기는 게 사실"이라며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문화체험이 부족해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강북지역 K고의 한 1학년생은 "좋은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교뿐 아니라 학원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술과 심층면접까지 강화되면 1학년 학생들은 내신ㆍ수능ㆍ논술ㆍ심층면접을 모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4重苦'를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구 경신고 최성용 진학부장은 "내신과 수능이 변별력이 떨어져 논술과 면접을강화할 것이라는 흐름은 예견된 일"이라며 "하지만 이런 방안은 `이름만 바꾼 본고사'로 사실상 본고사가 되살아 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주 지역 모 고교 진학부장도 "이렇게 되면 현재 고교 1학년생들은 논술이나심층면접이 강화될 것에 대비해 수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는 내신 강화와 맞물려수험생의 부담을 한층 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북지역 고교 1학년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이모(43ㆍ여)씨는 "서울대 등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이 논술ㆍ심층면접을 강화하면 상대적으로 강북지역 학생이 불리해질 것이다. 정부는 내신위주로 입시전형을 한다고 하고 각 대학들은 논술ㆍ면접을강화하겠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대학이 잠재적인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내신의 반영 비율을 높여 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행 내신등급제가 학교간 학력 차이를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만큼 대학이 다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학이 지나친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를 보는 것은 사교육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 학생의 잠재적 능력을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전형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도 "대부분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논술ㆍ면접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대학들이 이를 확대한다면 사교육 과열양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H외고 1학년생인 김 모양은 "중간고사를 보기 전부터 친구들끼리 모여 내신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런데 주요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강화하게 되면 그만큼 내신성적 비중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는 만큼 한시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에 진학하고 싶다는 강남지역 K고교 1학년생인 이 모군도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내신에서 약간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서울대를 중심으로 논술이강화되면 이런 불이익이 충분히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ㆍ지방ㆍ교원단체 우려 = 강북지역과 지방에 있는 고교는 이런 대학들의방침에 수업부담이 가중되고 사교육 시장이 커져 결국 비강남 지역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 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노원고 3학년 교사는 "현재 7차 교육과정에 맞게 진도나가기도 힘든데 논술까지 학교에서 현실적으로 지도하기는 힘든 실정"이라면서 "학교교육을 불신하고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앙고의 한 3학년 담임교사는 "논술과 구술면접은 교양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가정환경에 따라 격차가 생기는 게 사실"이라며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문화체험이 부족해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강북지역 K고의 한 1학년생은 "좋은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교뿐 아니라 학원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술과 심층면접까지 강화되면 1학년 학생들은 내신ㆍ수능ㆍ논술ㆍ심층면접을 모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4重苦'를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구 경신고 최성용 진학부장은 "내신과 수능이 변별력이 떨어져 논술과 면접을강화할 것이라는 흐름은 예견된 일"이라며 "하지만 이런 방안은 `이름만 바꾼 본고사'로 사실상 본고사가 되살아 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주 지역 모 고교 진학부장도 "이렇게 되면 현재 고교 1학년생들은 논술이나심층면접이 강화될 것에 대비해 수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는 내신 강화와 맞물려수험생의 부담을 한층 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북지역 고교 1학년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이모(43ㆍ여)씨는 "서울대 등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이 논술ㆍ심층면접을 강화하면 상대적으로 강북지역 학생이 불리해질 것이다. 정부는 내신위주로 입시전형을 한다고 하고 각 대학들은 논술ㆍ면접을강화하겠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대학이 잠재적인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내신의 반영 비율을 높여 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행 내신등급제가 학교간 학력 차이를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만큼 대학이 다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학이 지나친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를 보는 것은 사교육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 학생의 잠재적 능력을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전형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도 "대부분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논술ㆍ면접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대학들이 이를 확대한다면 사교육 과열양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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