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대학 입학 전형과 관련해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 주요 대학 입학처장협의회 시작에 앞서 각 대학 입학처장들이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서울 24개대 입학처장 만나…서울대 불참 논술·면접 강화…소외층 전형 늘려 “새 대학별 입시안은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 10일 부산 글로리콘도에서 열린 ‘대학 입학 담당자 및 고교교원 정보교환 워크숍’은 2008학년도 이후 새 대입안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논란의 두 축인 대학과 고교 쪽이 함께 모여 토론마당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도 각각 내신과 논술을 강조하는 고교와 대학의 시각차는 그대로 드러났지만 새 대입안이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이 행사에는 영남 지역 48개 대학의 입학담당자들과 교사·장학사 100여명 등 모두 150여명이 참여했다. ‘고교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를 위한 바람직한 대입제도’를 내용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김태진 부산국제고 교사는 “새 입시안에서는 내신과 수능 성적이 등급으로만 제공되는 만큼, 대학은 전형자료 이용 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현행 전과목 또는 국·영·수·사회·과학 중심의 획일적인 내신 반영에서 벗어나 해당 모집단위 전공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교과목 중심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곡고 김경환 교사는 “학생부 비교과 영역이 실질적인 전형자료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대학별로 특성화한 전형안을 마련하고 면접을 통해 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대학 쪽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병권 부산대 교수는 ‘대학에서 바라는 고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주제발표에서 “학생부 성적이 수능보다 대학에서의 학업성취도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논술고사는 학업성취도뿐 아니라 취업과의 상관관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논술고사에 무게를 더 실었다. 그는 더 나아가 고교 쪽에 “각 교과목 수행평가에서 논술을 활용하거나 교과나 창의적 재량활동 또는 특별활동을 활용해 논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항공대 쪽도 “수능 등급제로 저하된 변별력을 보완하기 위해 면접·구술의 비중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모집단위의 특성에 기초한 선발 방법의 다양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교수도 “각 대학의 입시제도는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하며, 대입제도는 고교 교육의 과정과 결과를 중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연관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신동명,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새 대입안, 고교교육정상화 기여해야” 대학관계자·고교교사 워크숍 서울지역 대학교 입학관련 처장들이 2008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안과 관련해 “3불 정책의 틀은 준수하되 내신 반영 비율은 급격하게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지역 대학교 입학관련 처장 협의회에서 처장들은 “2008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 성적이나 수능 또는 대학별 자체 고사 등 특정 전형요소의 반영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반영 비율의 어떠한 변화가 이뤄진다면 이는 학생과 학교가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점진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장 2008학년도 새 대입안에서 교육부 의도대로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크게 높여 학교 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할 뜻이 없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또 “새 대입안과 관련한 학생부 성적의 산정은 모집단위의 성격과 취지에 부합하는 학생부 성적 반영 방식을 대학별로 개발해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처장협의회는 이와 함께 “본고사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논술시험이나 심층적인 구술면접을 통해 학습능력, 잠재력과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형 방법의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혀, 교육부의 ‘3불 원칙’(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에 대해서는 일단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진배 연세대 입학처장은 “구술·심층면접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반영 비율의 확대라기보다는 좀더 내실 있고 변별력 있는 평가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전공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이해도 등을 좀더 심층적으로 측정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서울지역 45개 회원 대학교 가운데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24개 대학교 입학관련 처장들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학들이 다양한 전형요소를 종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은 교육부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남수 교육부 차관보는 “고교-대학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해 각 대학이 다양한 입학전형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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