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2-2 일반전형에서 외국어고 학생들을 우대하려고 ‘고교 등급제’를 실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13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조사에 착수한다. 대교협이 조사해서 밝혀야 할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특목고 대거 합격|등급제 시행?
일반고 당락 역전|내신 무력화?
비교과 10% 정체|실 반영율은? ■ 납득할 수 없는 ‘당락 뒤바뀜’ 서울 ㅈ여고의 경우 고려대 정경대에 지원한 4명의 학생 가운데 내신등급이 1.67로 가장 앞서고, 교내·외 수상 경력 등 비교과에서도 가장 뛰어난 학생이 1단계 전형에서 떨어지고 나머지 3명은 합격했다. 서울 ㅈ고 역시 내신 1.73 등급을 받은 학생은 경영대 1단계 전형에서 떨어졌지만, 2.68 등급인 학생은 합격했다. 비교과에서도 두 학생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납득할 수 없는 사례들에 대해 진학담당 교사들은 “고려대가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하려고 내신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치명적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입시 사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인 조효완 교사는 “당락이 뒤바뀐 사례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 1300여건에 이른다”며 “대교협은 이런 의혹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교과·비교과 실질반영비율은? 고려대는 애초 ‘교과 90%, 비교과 10%’를 반영한다고 발표했다가 일부 외고 지원자의 90%가 합격하는 등 ‘특목고 우대’ 논란이 일자 “비교과가 당락을 갈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 ㅈ여고 장아무개 교사는 “이런 해명은 ‘교과를 90% 반영하기 때문에 특목고생들이 불리할 것’이라던 애초 발표가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려대가 교과성적의 실질반영비율을 최소화해 특목고생을 우대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교과성적은 기본점수를 많이 줘 등급간 점수차를 줄이고, 비교과 영역 가운데서도 외국어 인증시험이나 해외 체험학습 등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한 특정 항목에 가산점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효완 교사는 “고려대가 내신 보정용 상수라고 주장하는 알파(α)와 케이(k)값이 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고려대 해명은 ‘통계적 오류’ 특목고를 우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서태열 고려대 입학처장은 “특목고생 10명 중 6명이 합격했다고 하는데, 일반고 학생의 합격률도 50% 이상”이라며 “특목고 비율이 높은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고려대 수시 2학기 일반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33 대 1 정도였기 때문에, 17배수를 뽑는 1단계 전형의 실제 경쟁률은 2 대 1 정도다. 따라서 일반고 지원자들의 합격률도 50%를 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 전형에 지원한 일반고와 특목고 학생의 내신은 크게 차이가 난다. 전남 ㅁ고 황아무개 교사는 “일반고에서는 1~2등급이 아니면 고려대에 지원하지 않지만, 특목고에서는 7~8등급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3학년 학생 전체가 443명인 대원외고는 202명이 지원해 이 가운데 190명이 합격했다. 전교 1등부터 상위권 학생들이 모두 고려대에 지원했다고 가정해도 5~6등급까지 합격한 셈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일반고 당락 역전|내신 무력화?
비교과 10% 정체|실 반영율은? ■ 납득할 수 없는 ‘당락 뒤바뀜’ 서울 ㅈ여고의 경우 고려대 정경대에 지원한 4명의 학생 가운데 내신등급이 1.67로 가장 앞서고, 교내·외 수상 경력 등 비교과에서도 가장 뛰어난 학생이 1단계 전형에서 떨어지고 나머지 3명은 합격했다. 서울 ㅈ고 역시 내신 1.73 등급을 받은 학생은 경영대 1단계 전형에서 떨어졌지만, 2.68 등급인 학생은 합격했다. 비교과에서도 두 학생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납득할 수 없는 사례들에 대해 진학담당 교사들은 “고려대가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하려고 내신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치명적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입시 사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인 조효완 교사는 “당락이 뒤바뀐 사례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 1300여건에 이른다”며 “대교협은 이런 의혹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교과·비교과 실질반영비율은? 고려대는 애초 ‘교과 90%, 비교과 10%’를 반영한다고 발표했다가 일부 외고 지원자의 90%가 합격하는 등 ‘특목고 우대’ 논란이 일자 “비교과가 당락을 갈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 ㅈ여고 장아무개 교사는 “이런 해명은 ‘교과를 90% 반영하기 때문에 특목고생들이 불리할 것’이라던 애초 발표가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려대가 교과성적의 실질반영비율을 최소화해 특목고생을 우대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교과성적은 기본점수를 많이 줘 등급간 점수차를 줄이고, 비교과 영역 가운데서도 외국어 인증시험이나 해외 체험학습 등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한 특정 항목에 가산점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효완 교사는 “고려대가 내신 보정용 상수라고 주장하는 알파(α)와 케이(k)값이 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고려대 해명은 ‘통계적 오류’ 특목고를 우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서태열 고려대 입학처장은 “특목고생 10명 중 6명이 합격했다고 하는데, 일반고 학생의 합격률도 50% 이상”이라며 “특목고 비율이 높은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고려대 수시 2학기 일반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33 대 1 정도였기 때문에, 17배수를 뽑는 1단계 전형의 실제 경쟁률은 2 대 1 정도다. 따라서 일반고 지원자들의 합격률도 50%를 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 전형에 지원한 일반고와 특목고 학생의 내신은 크게 차이가 난다. 전남 ㅁ고 황아무개 교사는 “일반고에서는 1~2등급이 아니면 고려대에 지원하지 않지만, 특목고에서는 7~8등급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3학년 학생 전체가 443명인 대원외고는 202명이 지원해 이 가운데 190명이 합격했다. 전교 1등부터 상위권 학생들이 모두 고려대에 지원했다고 가정해도 5~6등급까지 합격한 셈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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