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파문’ 서울로 확산 조짐

전교조 "일부 학교서 운동부학생 시험 제외"

전북 임실교육청에서 시작된 학업성취도 성적 조작의혹 파문이 부산, 대구 등을 거쳐 서울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2일 "서울시내 일부 학교에서 운동부 학생들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을 하고도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로 중부교육청과 서부교육청 관할의 고교 9곳"이라고 밝혔다.

전교조에 따르면 서대문구의 한 고교는 바둑, 골프, 탁구, 농구부 등의 학생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고, 종로구의 한 학교도 축구부를 비롯한 운동부 학생들이 시험을 보지 않았다.

전교조는 그간 학업성취도와 관련해 제보를 받아 확인 작업을 벌였으며, 23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등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운동부 학생들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염려해 학교들이 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막았기 때문으로 전교조는 판단하고 있다.

전교조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특수학교가 참여하지 않은 것도 지적, "이는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수평가가 필요하다는 교과부 주장과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도 본부와 별도로 지금까지 들어온 제보에 대해 확인 작업을 거쳐 23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례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북 임실교육청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충남 등으로 확산된 학업성취도 성적 부풀리기 의혹이 결국 서울까지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의 학업성취도 성적은 강남교육청과 학원 밀집지역인 강서.북부교육청 등에서 높게 나타났지만 다른 지역교육청들은 거의 바닥권을 맴돌아 성적 조작과 관련한 의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왔다.

그러나 임실 사태가 터진 뒤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 일부 학교에 대해 의혹이 제기돼 왔다.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6학년 영어 과목에서 기초미달뿐만 아니라 기초학력 비율까지 0.0%로 모든 학생이 보통학력 이상을 기록했고, 동부의 한 초등학교도 영어 기초학력 미달이 0.0%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교과부에 성적을 제출했을 당시 서울은 이미 각 학교에 성적 산출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을 거쳤다"며 "지금까지 성적 부풀리기 문제가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