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진단 평가때 집단 체험학습 신청키로
이대통령 라디오연설서 필요성 역설할 듯
이대통령 라디오연설서 필요성 역설할 듯
성적 조작 의혹 등으로 일제고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로 예정된 전국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대상의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일부 학부모단체가 거부하기로 해 교육당국과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 교육청은 진단평가 거부를 유도하는 교사들에 대해서는 중징계할 방침이어서 또다시 대규모 파면·해임 사태가 우려된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네 단체로 구성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22일 3월10일 전국에서 치러지는 진단평가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날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평가 당일 경기 여주에 있는 한 사찰로 체험학습을 떠날 계획이다. 시민모임은 지난해 10월 실시된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때도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 및 학부모와 함께 체험학습을 떠났으며, 정부 방침을 어기고 체험학습을 허가해준 교사 7명이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당했다.
‘일제고사와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서울 동부지역 대책위원회’도 시민모임과 별도로 시험 당일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들을 모아 경기 양평의 한 생태농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대책위 쪽은 “아이들에게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서열화 교육정책에 항의하는 뜻에서 일제고사 반대 체험학습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일제고사 거부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이번에는 전국 지부·지회별로 문화체험단을 모집해 시험 당일 체험학습을 떠나기로 했다. 참교육 학부모회 서울지부 최정화 지부장은 “이번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되면서 서열화와 성적 조작 등 일제고사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제고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반대 운동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번에도 학부모들에게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알리는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서울지부는 학부모인 조합원들에게는 자녀들의 체험학습을 적극적으로 신청하도록 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주기 위해 학교장에게 일제고사를 대체할 수 있는 수업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오전 7시43분에 <한국방송> 제1라디오, 오전 8시에 <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될 예정인 라디오 연설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맞춤형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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