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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칭찬스티커 보상’땐 결과보다 행동에 기준을

등록 2009-03-29 15:49

아이가 부모의 지시를 잘 따르게 하려면 아이의 지적 발달 단계에 맞게 지시를 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사진은 엄마와 아이가 서로 눈을 맞춘 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가 부모의 지시를 잘 따르게 하려면 아이의 지적 발달 단계에 맞게 지시를 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사진은 엄마와 아이가 서로 눈을 맞춘 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랑 부모랑] ‘말 안듣는 아이’ 다루는 법
일관성 있는 생활원칙 세워
행동 하나하나 구체적 지시
벌줄 땐 절대 화내지 말아야
아이들은 왜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을까? 대부분의 부모들이 갖고 있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와 벌이는 신경전에 지친 부모는 때때로 아이가 부모의 말을 일부러 무시한다는 마음에 감정적으로 아이를 대하기 일쑤다. 격해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아이를 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부모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부모에게 더욱 심하게 반발하기 쉽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자녀교육 지도서 <조선미 박사의 자녀교육특강>을 펴낸 아주대 의대 조선미 교수(임상심리학)는 “아이들은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부모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지는 않는다”며 “이런 감정은 대부분 부모의 주관적인 느낌이며,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자녀에 대한 좌절감과 분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아이와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아이를 통제하려면 부모가 아이가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일관성 있는 원칙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아이의 나이와 수준에 맞는 지시하기

조 교수는 “무엇보다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하기 전에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지시를 했는지 부모가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은 경우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진짜 이유는 부모의 기대나 기준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치원에 가기 전 아이들은 말을 알아들어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서툴다. ‘하지마’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면서도 그것이 쉽게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말만을 통한 지시보다는 아이가 지시대로 행동할 수 있게 행동으로 도와주는 것이 좋다. 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아이가 그 행동을 하지 못하게 손을 잡아 제지한다든지, 쓰레기통에 물건을 버리라고 말하는 동시에 아이와 함께 물건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식으로 지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이를 강압적으로 다루면 오히려 언어와 행동의 연결이 지체될 수 있다고 조 박사는 충고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 역시 사고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추상적인 지시를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손을 씻고 간식을 먹어라’, ‘학교 숙제를 한 뒤 내일 가져갈 준비물을 챙겨라’와 같은 구체적인 지시를 행동으로 옮길 수는 있지만 ‘자기 할 일은 알아서 해라’, ‘학교 갈 준비 해라’와 같이 여러 가지 행동이 한데 묶여 있는 추상적인 지시를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조 교수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아주 구체적인 말로 일일이 행동 하나하나를 지시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아이가 지시를 잔소리로 느끼지 않도록 부모가 명료하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보상과 제재 적절히 활용하기

아이의 행동을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할 때마다 ‘칭찬 스티커’를 주고 스티커를 어느 정도 모으면 아이가 좋아할 만한 상을 주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 너무 어려운 행동보다는 스스로 세수하기, 이 닦기 등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 행동에 대해 보상하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일수록 2~3일에 한 번씩 자주 상을 받도록 하고 상은 가능하면 그 자리에서 주는 것이 좋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스티커는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줘야지, 바람직한 ‘결과’에 대해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예컨대 ‘시험 점수를 80점 이상 받으면 스티커를 주겠다’와 같은 약속은 아이에게 ‘방법에 상관없이 좋은 점수만 받으면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을 때는 ‘생각하는 의자’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벌을 주거나 야단을 치게 되면 자칫 아이와의 관계를 해치기 쉬운 만큼, 의자에 일정 시간 동안 앉아 있도록 함으로써 아이가 누릴 수 있는 것을 잠시 차단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생각하는 의자’를 활용할 때는 어떤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미리 규칙으로 정하고,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은 다섯 살 아이의 경우 10분 정도가 적당하다.

조 교수는 적절한 체벌 방식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부모도 인간인 만큼 절대로 체벌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지만, 체벌이 부작용 없이 적절한 효과를 거두려면, 부모가 ‘화내지 않고’ 아이를 체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 교수는 지적했다. 부모가 자제력을 잃고 감정적으로 아이를 때릴 경우 아이는 충격을 받고 정서적으로 부모와 거리를 두려 하기 쉽다. 조 교수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면 체벌을 무조건 나쁘다고 하기 어렵지만, 철저히 냉정해질 자신이 없다면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규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효과적으로 지시하려면
효과적으로 지시하려면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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