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해당 시·도 학생 불이익 막기 위해
전국선발 금지나 지역할당 검토…6월 확정
전국선발 금지나 지역할당 검토…6월 확정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하나로 내년 3월 문을 여는 ‘기숙형 공립고’의 신입생 선발 때 해당 시·도 이외 지역 학생들의 입학을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기숙형 공립고에 다른 지역 우수 학생들이 지나치게 몰려, 학교가 있는 지역의 학생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일 “기숙형 공립고의 경우 해당 지역 학생들을 우선 선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3월 문을 여는 기숙형 공립고는 모두 82곳으로, 이 학교들에는 기숙사 설립 비용을 포함해 학교당 평균 38억원씩 모두 3173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숙형 공립고의 도입 취지는 농·산·어촌 지역의 열악한 교육 여건을 개선해 해당 지역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돕자는 데 있다”며 “이에 따라 현재 전국 시·도 교육청과 이런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숙형 공립고 지정은 교과부가 하지만, 고교 선발 방식에 대한 권한은 시·도 교육감이 갖고 있다.
교과부는 자율학교라 하더라도 기숙형 공립고로 선정되면 아예 전국 단위 선발을 못하게 하거나, 입학 정원의 일부를 해당 지역 학생들에게 할당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자율학교는 전국 또는 광역자치단체(시·도) 단위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최근 공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에서 전국 최상위 성적을 기록한 전남 장성고와 경남 거창고는 전국에서 학생을 뽑을 수 있는 자율학교다. 전국 226개 자율학교 가운데 전국 단위 모집을 하는 학교는 77곳이며, 이 가운데 24곳이 내년 3월 기숙형 공립고로 전환된다. 장성고와 거창고는 사립이어서 기숙형 공립고 지정 대상이 아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국 단위 선발을 실시하는 자율학교 가운데 기숙형 공립고가 아닌 나머지 53곳은 자율학교 지정 때 이미 ‘전국 단위 선발’ 계획을 승인받은 곳이기 때문에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선발 방식 전환을 요구할 수 없다”며 “그러나 앞으로 새롭게 자율학교로 지정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선발 지역 제한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거창고 등 전국에서 학생을 뽑는 자율학교 가운데 일부는 입학 정원의 20%가량을 지역 학생으로 채우고 있어 정부 방침과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남 장성고 쪽도 “우리 학교는 이미 입학 정원의 50%가량은 지역 학생들을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기숙형 공립고의 신입생 선발 지역 제한 여부와 지역 할당 비율 등을 오는 6월 말까지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