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대 진학 41→75명
‘평준화의 긍정적인 힘’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다.
2002학년도부터 평준화로 바뀐 경기도 군포시 일반계 고교 졸업생의 주요 대학 진학이 평준화 이전보다 갑절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는 올해 첫 ‘평준화 졸업생’을 배출한 경기도 안양과 부천, 고양, 성남, 군포, 의왕, 과천 등 경기도 안 7개 평준화 지역 가운데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군포시를 골라 표본조사를 했다.
군포시의 일반계 고교 5곳을 모두 조사한 결과, 이른바 서울대, 연대, 고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의 명문대 진학률은 비평준화 마지막 세대(2004년 졸업)의 41명에 비해 평준화 첫 세대인 올해에는 75명으로 크게 늘었다. ㄹ고는 비평준화 때인 2004년에는 졸업생 가운데 ‘명문대’ 합격생을 단 1명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명문대 합격자 11명을 배출했다.
또 5개 고교 졸업생의 2년제 이상 대학 진학률도 평준화 이전에 비해 5.1%포인트가 늘었다. 4년제 대학은 1.6%포인트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군포지역에서 후발 고교로 그동안 성적이 처져 학부모와 학생이 기피하던 ㄷ·ㄹ고는 4년제 대학 진학률이 무려 17~18%포인트가 올랐다.
일선 학교 관계자들은 “평준화가 학력 저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평준화도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라고 입을 모았다. 허봉규 교장(군포 수리고)은 18일 “평준화가 되지 않았을 때에는 지역 안의 우수 학생들이 인근의 안양고나 평촌고, 과천고 등으로 빠져나가도 속수무책이었다”며 “하지만 이들 지역도 모두 평준화로 바뀌면서 군포 산본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지역 고교에 골고루 입학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노진수 교사(흥진고)는 “평준화 이후 학생들끼리는 물론 학교 간에도 진학률을 높이려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되는 등 학교 운영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도 외국어고를 유치하려는 애초 계획을 포기하고 공교육 지원에 나섰다. 군포시는 올해 각 고교에 5천만원씩 3억5천만원의 ‘좋은 학교 만들기’ 지원금을 내놨다. 또 100명의 우수 인재 유치장학금으로 1억원을 배정해, 올 한해에만 7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본 새도시 주민들은 “이제는 아파트값이 오르겠다”며 반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평준화 지역인 의정부, 광명, 안산 지역의 학부모와 일선 교사들은 ‘고교 평준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고교 평준화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군포의 성공으로 이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군포/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이와 함께 비평준화 지역인 의정부, 광명, 안산 지역의 학부모와 일선 교사들은 ‘고교 평준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고교 평준화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군포의 성공으로 이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군포/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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