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위에 15명 제출…보수 성향으로 채워
‘정이사 파견 막더니’ 대학쪽 반대투쟁 방침
‘정이사 파견 막더니’ 대학쪽 반대투쟁 방침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에 제출한 세종대 임시이사 후보 명단에 옛 재단 이사장과 친분이 있거나 보수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교수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세종대는 이들이 임시이사로 파견될 경우, 수업 거부 등 강력한 반대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29일 세종대와 교과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교과부가 지난 15일 사분위에 제출한 세종대 임시이사 후보 15명 가운데 10~12명이 옛 재단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거나, 보수 성향 단체의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그동안 “이번 임시이사는 재단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관리형 이사’이며,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했다”고 밝히면서도 명단 공개는 거부해 왔다.
교과부의 임시이사 후보 명단에 오른 이들 가운데 ㅇ씨는 주명건 전 이사장 쪽이 1년 전부터 차기 이사장 후보로 거론했던 인물이다. 세종대 관계자는 “임시이사 임기가 끝나가던 지난해 6월 주 전 이사장이 ㅇ씨를 후임 이사장으로 선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전했다. 언론인 출신인 ㅊ씨는 세종대 교수로 정년퇴임한 뒤 세종사이버대 총장을 맡았으며, 2005년 주 전 이사장이 당시 교육부의 감사를 받을 때에는 주 전 이사장 쪽의 입장을 언론에 전달하는 구실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ㅍ씨와 ㅈ씨는 주 전 이사장이 석사학위를 받은 미국 시러큐스대학 동문이다. ㅇ씨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선거캠프에서 정책자문을 맡았으며, 또다른 ㅇ씨 역시 이명박 후보의 선거캠프에 참여했다. 나머지 후보들 가운데 3~4명은 자유주의교육연합 등 뉴라이트 계열 단체에 몸을 담았다.
이에 대해 세종대 관계자는 “교과부는 ‘중립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임시이사 후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옛 재단과 가까운 사람들”이라며 “정이사 선임을 통한 학교 정상화를 요구해 온 학교 구성원들의 뜻과 다른 임시이사 파견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중립적인 인사들로 임시이사 후보 명단을 구성했지만, 이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30일 열리는 사분위 특별소위원회에 출석해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대는 2005년 교육부 감사 결과 옛 재단의 회계 부정 등이 드러나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오다, 지난해부터 조선대·상지대 등과 함께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