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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탁자 모서리’를 수학용어로 하면?

등록 2005-05-22 19:38수정 2005-05-22 19:38


철이 엄마가 동네 엄마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어제 우리 집에 놀러온 아이들이 깔깔대며 신나게 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 아이가 탁자 유리 모서리에 부딪쳐 넘어졌지 뭐예요?” 철이 엄마의 말 속에는 생활 속에서 흔히 쓰는 말이지만 수학 수업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는 단어가 들어 있었다. ‘모서리’와 ‘각’이 그것이다.

‘모서리’라는 말의 일반적인 뜻은 ‘책상 등의 모가 난 가장자리(귀퉁이)’이다. 하지만 수학 시간에는 ‘면과 면이 만나는 선’이라고 배운다. 즉, 탁자의 밑면과 옆면, 옆면과 옆면이 서로 만나는 반듯한 직선 부분이 바로 모서리인 것. 따라서 이때는 “그 아이가 사각형 유리의 꼭지점에 부딪혔지 뭐예요”라고 해야 수학적으로 맞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각’은 ‘평평하지 않고 뾰족하게 모가 난 모양’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학 시간에 배우는 각은 그 의미의 폭이 상당히 넓다. 각의 수학적인 정의는 ‘한 점에서 만나는 두 반직선이 이루는 도형’이다. 이에 따르면 각은 뾰족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반듯하기도 하다.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한 점에서 만나는 두 반직선이라고 하자.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두 바늘은 서로 만나기도 하고(0° 또는 360°), 뾰족한 모양을 만들기도 하다가(0°에서 180°사이), 어느 순간 반대 방향으로 펼쳐지기도 한다(180°). 늘 꺾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 초등학생에게 이런 각의 포괄적 의미를 한마디로 정의해 지도하는 어렵다. 각을 정확히 가르치려면 ‘반직선’이라든가, ‘도형’이라는 말을 먼저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 교과서에는 각의 정의는 없고, ‘직각’(90°), ‘예각’(0°보다 크고 90°보다 작은 각), ‘둔각’(90° 보다 크고 180°보다 작은 각), 2직각(180°) 등 각의 종류만 나와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초등 수학에는 되도록 어렵고 복잡한 전문 수학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포괄적인 정의보다는 구체적인 여러 가지 예를 통해 가르쳐야 아이들이 이해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하지만 위의 ‘모서리’와 ‘각’처럼, 일상적인 의미와 수학적인 의미가 혼동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개념을 깨치는 일은 용어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강미선/수학 컨설턴트, 전 수학 교사 upmm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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