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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같이 촛불 들어준 친구들에게 고마워”

등록 2009-07-02 15:19수정 2009-07-10 16:34

촛불집회에 나갔다는 이유로 후보등록을 하지 못한 김인식(고2)군. 그는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교내에서 촛불을 들었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촛불집회에 나갔다는 이유로 후보등록을 하지 못한 김인식(고2)군. 그는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교내에서 촛불을 들었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사회] 교내에서 촛불시위 진행한 김인식(고2)군 인터뷰
지난 29일 50여명의 학생들은 송곡고등학교에서 운동장에서 이 학교 김인식(고2)군의 학생회장 후보 등록을 허용하라며 촛불시위를 벌였다.

당초 김 군은 학생회장에 출마하려했지만, 학생부장이 동의서를 써주지 않아 출마하지 못했다. 이 학교 학생부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김 군이 촛불집회에 나가고, 학칙 개정 운동을 벌이는 등 학생회장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가만있지 않았다. 송곡고 50여 명은 “촛불집회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문제다”, “학생부장, 담임교사의 동의서를 요구하는 회칙을 개정해야한다”고 외쳤다. 심지어 학생회장 경쟁 후보인 박모(고2)군도 촛불을 들었다. 학생들의 집회에 놀란 학교에서는 다음날 바로 학칙을 개정했다.

이 상황의 중심에 서 있는 김 군을 1일 만나보았다.

- 학교에서 촛불을 들게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촛불 집회 참여, 학칙 개정 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학생회장 후보 등록을 못했습니다. 작년만해도 3명의 선생님이 지지하면 후보등록이 가능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담당 교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후보 등록이 안되는 것이 부당했고, 그때문에 촛불을 들었습니다.”

- 많은 학생들이 촛불을 함께 들었는데,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친구들이 내 소식을 알고 같이 촛불을 들어주어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교감선생님이 오셔서 소통이 부족했던 것을 인정하며 해산을 요청하셨죠. 다음날 대의원회의가 열려서, 학칙도 개정되었습니다. 저는 비록 이번 선거에서 후보로 나가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저와 같은 부당함이 없도록 된 것에 만족합니다.”

-이번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것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촛불집회를 정리할 때 선생님이 ‘소통이 부족하다’고 인정하셨는데, 일부 선생님들은 우리에게 ‘불법집회다. 처벌받을 문제다’고 위협하셨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와 해명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언론을 통해 이번일이 알려지면서 ‘자기가 힘이 없으니까 외부에서 언론을 끌고와서 설친다’는 글을 봤는데, 사실 맞는 말이에요.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학생은 정말 힘이 없는 존재입니다. 그것도 공립도 아닌 사학재단 앞에서 일개 학생은 누구의 힘이라도 받지 않을 수 없는 존재인거 같아요.”

교내 촛불시위가 알려진 후, 학교에서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김 군에게 지지를 보내왔다. 익명의 교사는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진보, 보수 이념대립처럼 강압적인 사립학교는 기존체제를 유지하는 것에만 힘쓴다. 이번 촛불집회는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고 적극지지 한다”고 말했다.

1학년 때부터 친구였던 K군은 “학부모님을 만나는 봉사활동에서 처음 김군을 봤는데, 언제나 싹싹하고 말도 잘하며 믿음이 가는 친구였다. 학생회 출마에도 많이 도와주고 싶었고, 이번에 촛불을 들 때도 떨리고 걱정이 되었지만, 학교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스쳐 지나가는 많은 학우들이 김 군에게 “나는 너를 지지한다”, “나도 네 편이다”, “힘내라”라고 말하는 등 격려가 끊이지 않았다.

김 군은 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하진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송곡고등학교에서 학생의 권리를 위해서 노력하는 김군의 모습은 꾸준히 볼 수 있을 것이다.

* 기사 정정 : 김인식 군이 학교에서 학칙 개정 약속을 했을 뿐, 아직 개정되지 않았다고 정정요청을 보내왔습니다. 이를 바로잡습니다. (3일, 11시 25분)

신철훈 기자 shin2na@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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