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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미래형 교육과정’ 벼락치기식 개편

등록 2009-07-24 19:21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방향 공청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강당에서, 개편안에 반대하는 선생님들과 대학생들이 미래형 교육과정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의자에 꽂아 놓은 채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방향 공청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강당에서, 개편안에 반대하는 선생님들과 대학생들이 미래형 교육과정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의자에 꽂아 놓은 채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보통 2~3년 걸리는 작업 6개월만에 ‘후다닥’
학교 자율성 확대…입시교육 부채질 우려도
이르면 2011년부터 초·중·고교에서 한 학기에 가르치는 과목 수가 지금보다 최대 5개 줄어든다. 학년별로 가르쳐야 할 교과와 수업시간을 정해 놓은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도 1년 축소된다.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안을 발표했다. 자문회의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 감소와 학교의 자율성 확대 등을 위해 교육과정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입시 위주 교육의 심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시행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 무슨 내용 담고 있나 현재 10년(초1~고1)으로 돼 있는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은 9년(초1~중3)으로, 1년 단축된다. 이와 함께 현재 10개(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과, 외국어, 체육, 음악, 미술)인 국민공통 기본 교과군이 7개(국어, 사회·도덕, 수학, 과학·실과, 외국어, 체육, 예술)로 줄어든다. 또 주당 수업시간이 1~2시간인 도덕·실과·음악·미술 등의 과목은 한 학기에 몰아서 수업하는 ‘집중 이수제’도 도입된다. 이에 따라 현재 최대 10개인 초등학교 학기당 이수 과목 수가 7개로, 최대 13개인 중·고교는 8개로 줄어들게 된다.

고교의 경우, 3년 동안 이수해야 할 최소 수업시수가 210단위에서 200단위로 줄어든다. 1단위는 매주 50분씩 1학기(17주) 동안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학생의 관심 등을 고려해 학교가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학교 자율과정’도 66단위까지 만들 수 있다.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통합해 비교과 활동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재 비교과 활동이라 할 수 있는 특별활동은 고교 3년 동안 12단위를 이수하도록 돼 있는데, 미래형 교육과정에서는 진로 체험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18단위 배정됐다.

자문회의는 이날 발표한 시안을 토대로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안에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미래형 교육과정을 고시할 계획이다.


미래형 교육과정 구상안 내용
미래형 교육과정 구상안 내용
■ 문제점은 없나 교육운동 단체들은 미래형 교육과정이 짧은 시간에 졸속으로 만들어졌으며, 입시 위주인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영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실장은 “2007년 개정된 7차 교육과정이 채 적용되기도 전에 다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또 보통 2~3년이 걸리는 교육과정 개편을 단 6개월 만에 끝내겠다는 것은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듣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 과목 중심의 수업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대입 실적에 목을 매는 고교들이 음악·미술·체육 등 비수능 과목을 줄이고 영어·수학 등 수능 과목 수업을 늘릴 것이 뻔하다”며 “학습 부담을 줄이는 데 과목 수를 줄이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학습량과 난이도 등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택 교육과정 다양화를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의 문제점도 지적된다. 정영배 실장은 “결국 특수목적고 등 선발 집단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준 높은 수업을 하는 일부 학교에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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