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서울교육청 ‘학원비 상한제’ 빗장 푼다

등록 2009-08-23 20:08수정 2009-08-23 23:19

법원 판결 수용…이의제기땐 조정위 거쳐 인상 허가
“2심 남았는데 성급”…심의 불공정·도미노 상승 우려
서울시교육청이 ‘수강료 상한제 일괄 적용은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을 수용해, 이의를 제기하는 학원들에 대해서는 수강료를 올릴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학원비가 줄줄이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원 쪽에 수강료 인상 근거를 제시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수강료조정위원회의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1일, 개별 학원이 수강료 인상을 요구하면 회계 전문가 등의 검토를 거쳐 교육청이 정한 상한선 이상으로 수강료를 올릴 수 있도록 ‘학원 및 과외교습에 관한 규칙’을 고치기로 했다. 규칙 개정안을 보면, 각 지역교육청이 해마다 해당 지역 모든 학원들의 수강료 상한선을 정하는 일괄 조정 방식을 유지하되, 개별 학원이 특수한 사정을 이유로 인상을 요구하면 수강료조정위원회를 거쳐 이를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이 획일적인 수강료 상한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려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그러나 수강료 인상을 요구하려면 현금 출납부와 수강료 영수증 등 관련 서류가 까다롭기 때문에 조정 신청을 하는 학원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강료 상한제를 일괄 적용하고 있는 지금도 학원비를 과다 책정하는 학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시교육청의 조처로 강남을 중심으로 학원비가 점차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명신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지난달 나온 행정법원의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데도 시교육청이 학원비 규제를 완화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학원비 대부분이 현금으로 납부돼 학원 수익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곳의 조정이 받아들여지면 주변 학원들까지 덩달아 학원비를 올릴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은 각 지역교육청별로 꾸려지는 수강료조정위원회에 공인회계사나 회계 관련 교수 등을 위촉해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이 또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9명으로 구성되는 수강료조정위원회에는 학원 관계자가 3명 이상 포함될 뿐 아니라 위원회 활동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시교육청이 수억원을 들여 마련한 ‘수강료 산정 시스템’조차 학원 업자들의 압력으로 운영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학부모들의 힘만으로 수강료 상한선을 지켜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교육청의 이번 조처는 현 정부의 사교육비 절감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