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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의 자발적 동기가 ‘조기 유학’ 성패 가름

등록 2005-05-29 15:21수정 2005-05-29 15:21

캐나다 조기 유학생 송지민양(오른쪽)과 김현군이 크로척 교사에게 ‘외국어로서 영어’ 수업을 받고 있다.
캐나다 조기 유학생 송지민양(오른쪽)과 김현군이 크로척 교사에게 ‘외국어로서 영어’ 수업을 받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인근 델타시 외곽에 있는 델타매이너 초등학교 앞. 25일 오전 8시50분 종소리와 함께 등교하는 캐나다 학생들 사이로 한국 학생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송지민(13·제시카)양과 김현(12·마이크)군도 ‘나홀로 조기 유학’을 한 한국 학생들이다.

유학 생활 9개월에 접어드는 7학년 두 학생의 이날 1교시 수업은 ‘외국어로서 영어(ESL)’ 시간. 맘씨 좋은 50대 아줌마처럼 보이는 크로척 교사에게 45분 동안 영어 작문 특별 지도를 받은 뒤, 2교시부터 각자 교실로 갔다.

외국에서 온 학생들은 실력에 따라 주 4~6회 이 수업을 듣는다. 이 수업의 교사들은 국제 학생들이 가장 먼저, 가장 가깝게 대하는 ‘심리적 어머니’다. 학생들은 기본적인 발음과 읽기, 쓰기를 보충하고 숙제 도움도 받는다.

밴쿠버 교육청은 한국 출신 학생들에게 ‘외국어로서 영어’말고도 한국어 등을 배울 기회를 준다. 조기 유학 뒤 귀국할 학생들을 위한 배려이면서 한국 학생들을 많이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밴쿠버는 교육청이 이처럼 적극 나설 만큼 한국 학생들의 조기 유학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델타시 교육청에만 260여명의 국제 학생이 등록돼 있고, 이 가운데 한국 학생은 180명에 이른다.

델타시 교육청 국제 학생 담당관인 마샤 보일 박사는 “학생 스스로의 유학 의지가 유학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의사만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는 반면, 스스로 유학을 선택한 학생은 낯선 문화와 학교, 홈스테이(캐나다 가정에서 하숙)에도 잘 적응한다는 것이다. 유학을 결정한 뒤에도 유학하고 귀국한 학생들의 경험을 듣는 등 1년쯤 철저히 준비하기를 권했다. ‘나홀로 유학’을 할 때는 한두 달 전 홈스테이 가정과 전자우편 등으로 연락하며 친근함을 쌓거나, 방학 동안 미리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유학하는 동안에도 “부모의 격려와 사랑, 대화가 필요하고, 부모도 캐나다 학교와 생활을 적극 알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1남 2녀의 자녀와 캐나다에 온 박윤이씨는 “유학 전에 영어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 자신감을 갖게 하고 특히 영어책을 많이 읽혔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준비한 만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의 특징을 ‘성숙함, 영리함, 자신감’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한 크로척 교사는 “이들이 읽기와 문법 실력은 좋지만, 문장에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걸 어려워한다”며 선생님의 칠판 글씨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필기체 영어도 꼭 배워 둘 것을 당부했다.

델타시 교육청에 등록된 한국의 조기 유학생들은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교육청 관할 초등학교의 한국 학생 대부분이 평균 B학점을 받고 있고, 중·고교에선 한국 학생 65%가 평균 B 또는 A학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생 개개인의 조기 유학 성패를 전망하기란 쉽지 않다.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기회를 주고 싶은 맘이 앞서 서두르기 쉽다. 하지만 많은 비용과 중요한 시간이 투자되는 조기 유학을 결정하기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무엇보다 어린 자녀의 자발적 동기와 의지가 유학의 성패를 가름한다는 것이다.


밴쿠버/글·사진 양우영 통신원 junecore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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